‘전, 란’ 강동원은 왜 어색한 사극톤을 고집할까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제법 고집이다. 작품의 결에 맞지 않는 사극톤임에도 나름의 소신으로 밀어붙인다. 매번 사극톤에 대해 지적받지만, 전형적인 것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고집 때문에 늘 다른 길로 간다. 배우 강동원의 이야기다.
지난 1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전, 란'(감독 김상만)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동원은 극 중 천영을 연기했다.
강동원은 박찬욱 감독을 믿고 ‘전, 란’과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다. 박찬욱 감독이 먼저 시나리오를 보냈고, 화상 미팅을 통해 강동원을 오래 설득했다고. 김상만 감독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강동원은 박찬욱 감독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박찬욱 감독이 김상만 감독을 “시나리오 보다도 영화를 더 잘 찍는 사람이다. 나는 그를 천재라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한 것에 신뢰를 가지고 ‘전, 란’을 하게 됐다는 강동원이다.
‘전, 란’의 천영이 되기 위해 강동원은 그의 서사를 디테일하게 파고들었다. 본래 양인이었지만 노비로 강동 된 천영이 종려를 만나 어떻게 우정을 쌓고, 또 오해하게 됐는지에 대해 나름 자신만의 분석을 쌓아나갔다. 강동원은 천영에 대해 “노비로 잡혀왔다가 종려랑 친해지게 되면서 어느 정도 자신의 신분을 받아들이고 살았지만, 늘 자유로운 몸이 되고 싶다고 갈망했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강동원은 “종려가 계속 무관 시험에서 낙방을 하니까 자신이 대신 시험을 볼 테니까 자유를 달라고 한 것이고, 친구한테도 배신을 당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애증이지만, 마지막까지 종려에 대한 애정은 남아있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 앞에서 종려의 비밀을 이야기 안 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종려의 집안에서 벗어나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천영의 감정 변화도 제법 디테일하게 풀어놨다. 강동원은 “전쟁이 나고 나서야 비로소 천영이 자유가 되지 않나. 7년 후 등장할 때 천영이 편안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쟁을 거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지 않았나. 하지만 전쟁이 끝나면서 다시 자유를 잃고, 다시 자유의 몸이 되고 싶어 하는 걸 생각하고 감정선을 잡았다”고 말했다.
영화 ‘형사: Duelist’ ‘군도: 민란의 시대’에 이어 강동원은 이번에도 검술 액션에 도전했다. 이미 많은 경험을 쌓았던 터라 조금은 수월했을 것 같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강동원은 “우리나라에 검술을 전문으로 하는 팀이 있는 게 아니라서 합 짜기는 게 늘 힘들다”고 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강동원은 새로운 검술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강동원은 “다른 걸 보여주려고 새로운 시도를 했다. 만약 그렇게 보셨다면 모두의 노력이 묻어난 것”이라고 했다.
박찬욱 감독이 보증한 김상만 감독의 천재성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강동원은 “시각적인 부분에서 천재성이 번뜩일 때가 많다. 일단 색감 쓰시는 거 보고 감독님은 확실히 비주얼리스트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동원은 김상만 감독의 천재성에 놀랐던 일화를 전했다. 강동원은 “감독님이 모니터 앞에서 뭘 쓰고 있길래 봤더니 미술 소품으로 사용될 고서를 직접 쓰고 있으시더라. 너무나 명필이더라”고 전했다.
넷플릭스 영화 작업은 새로운 경험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일반 영화 촬영 현장보다 더 자유로웠고, 클로즈업 신이 유달리 많은 것이 특징이었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감독님한테 왜 이렇게 클로즈업 신이 많은 거냐고 했더니 넷플릭스 영화라고 하셨다. 어떤 디바이스로 봐도 감정 표현이 잘 보이려면 클로즈업이 많을 수밖에 없더라”고 했다.
물론 클로즈업 신은 쉽지 않았다. 강동원은 “카메라가 가까이 온다는 건 그만큼 사람들도 가까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클로즈업이 들어왔을 때 연기하기가 힘들다. 동선에도 한계가 생긴다. 클로즈업이 들어오면 연기가 쉽지 않지만 열심히 했다”고 했다.
이렇듯 강동원의 많은 노력으로 완성된 ‘전, 란’이지만, 작품 공개 이후 강동원은 연기 톤에 대한 지적을 받아야 했다. 사극톤에 맞지 않는 어색한 대사톤이 시청자들의 불호를 자아낸 것.
하지만 강동원에게 나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강동원은 “원래 사극톤을 많이 하는 걸 안 좋아한다”면서 “다들 옛날에는 이렇게 말했을 거라고 상상하고 연기해서 사극톤이 정형화된 건데, 옛날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을지 어떻게 아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강동원은 “저는 사극톤도 배우가 만들어내는 창작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만들어놓은 톤을 제가 왜 따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극 할 때에는 늘 전형적으로는 안 하려고 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호 평에 대해서는 “누군가 정해놓은 사극톤이 싫다. 다만 그게 어색하게 느껴지셨을 수도 있겠다”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AA그룹]
전,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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