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피 성장 희망쏜 삼성

김영웅·이승현 발굴 수확… 약체 예상 깨고 준우승 위업

삼성 김영웅

삼성이 2024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해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5강권 밖으로 평가받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의 저력은 젊은 선수들에게 있었다.

올시즌 가장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단연 김영웅(21)이다. 김영웅은 개박 후 한 달 동안 31경기에서 7홈런을 쏘아올렸고 5월에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기도 했다. 올시즌 28홈런을 쏘아올리며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넘겼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플레이오프에서 2홈런, 한국시리즈에서 2홈런을 기록해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기록한 최연소 단일시즌 포스트시즌 4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승엽 감독은 삼성 선수로 뛰던 1999년 10월20일 23세 2개월 2일로 이 기록을 달성했고 김영웅은 21세 2개월 4일로 기록을 더 앞당겼다.

김영웅이 성장하기 시작하자 ‘절친’ 이재현도 함께 깨어났다. 109경기 타율 0.260 14홈런 66타점 등 타격 모든 부문에서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었다. 김영웅과 함께 내야에서 호흡을 맞춰 큰 경기에서도 물샐틈 없는 수비 실력을 자랑하며 공수에서의 강점을 모두 자랑했다.

삼성 이승현

마운드에서는 선발 투수로 면모를 다진 좌완 이승현(22)이 올시즌 삼성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2021년 프로 입문 후 불펜으로만 던지던 이승현은 올해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17경기 6승4패 평균자책 4.23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하며 큰 무대의 경험을 쌓았다.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건 박진만 감독이 부임할 때부터 지켜왔던 철학이 팀에 반영된 결과다. 박진만 감독은 ‘무한 경쟁’을 강조해왔다. 선수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 팀 내에 자연스럽게 경쟁 의식을 심었다. 하지만 아직 나아가야할 길은 더 멀다. 지난 겨울 충분히 보안했다고 생각한 불펜 부분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임창민과 김재윤 등을 영입했지만 단기전에서 불펜에서는 여전히 불안함을 남겼다. 박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마친 후 “확실히 장기 레이스를 하면 불펜 쪽의 안정감이 있어야한다는게 느껴지더라. 올시즌 선발진에서는 좋은 투수들이 활약해줬는데 불펜 재정비를 해서 내년에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 잘 해야할 것 같다”고 마음을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