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통일벼가 D램이라면 지금 쌀은 HBM입니다 – 이주량 박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KBS 2024. 10. 3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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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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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온 2도 상승, 농업에선 생사를 넘나드는 변화
- 사과 비싼데 수입 못하는 이유? 韓 과수산업 전체 타격
- 고랭지에서 생산되는 여름배추, 갈수록 재배 어려워져
- 농업은 하늘과의 동업, 출하지 조절 등 콤비네이션 농법
- 스마트팜, 자율주행 농기계 등 점점 정밀해지는 농업
- 농약 발전 등으로 제초 노동력 35분의 1로 감소
- 현재의 벼는 HBM? 품종 다양해지고 내해성 좋아져
- 韓 식량자급률 25% 늘리기보다 75% '조달물류'가 더 중요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시간 : 10월 29일(화) 09:05-10:53 KBS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 출연 : 이주량 박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2부가 시작됐습니다. 의식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순서대로 꼽아보라고 하면 의보다는 식이 앞에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일단 먹어야 살죠.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산업, 농업. 근데 이거 참 기후 위기 때문에 밥상 물가가 많이 또 흔들리고 있고 그걸 아마 여러분도 많이 체감을 하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니까 곡물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었죠. 이 농업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텐데요. 책 제목이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네요. 좀 깁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주량 박사와 함께합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이주량>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이대호>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계시는데 농업기술 중심으로 연구를 많이 하신다고요. 우선은 궁금한 게, 항상 뉴스에서도 물가 얘기할 때 밥상 물가, 빠지질 않습니다. 농식품 물가가 어떨 때는 배추가 뛰고, 어떨 때는 사과가 뛰고, 안 뛰는 게 없습니다. 뭐 하나씩은 뜁니다. 원인을 찾아보자면 기후위기 가장 크게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게 맞습니까? 어느 정도는.

◆이주량> 일단 구조의 문제하고 기후의 문제가 가장 큰 두 가지인데요. 요새 상황은 기후가 압도적입니다. 한국농업 자체가 5000년 동안 온대 농업에 최적화돼서 세팅된 농업이거든요. 그런데 이제 최근에 한국 기후가 아열대로 아주 빠르게 들어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건기, 우기, 강우량, 강우 패턴, 온도 변화, 계절 변화 이런 걸 보면 이제 거의 아열대로 가고 있고요. 이렇게 가면 지금 한국이 재배하는 거의 모든 품목이 기후변화에 적나라하게 노출이 돼 있고 올해 같은 일회성이 아니라 내년에는 더 심해지고 내후년에는 더 심해질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대호> 반짝 이상기온 때문에 피해를 입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게 계속 흐름으로 이어지고 갈수록 더 심해지고요. 아열대 기후로 빠르게 우리가 옮겨가고 있다. 뭐 여름에 비 오는 것만 봐도. 옛날 장마랑은 또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주량> 50일 이상 오면 이건 우기지 장마라고 보기 힘들거든요.

◇이대호> 우리도 그럼 이제 장마가 아니라 우기, 이렇게 표현을 해야 될 수도 있겠네요.

◆이주량> 네, 이미 이제 그렇고요. 또 하나는 이제 그 정도 변하면 사실 사람도 적응하기 힘들잖아요. 2도 정도만 변하면 모든 품종 재배법, 방제법, 병충해 이런 게 2도 폭이면 거의 새로운 세팅이 필요한 정도거든요. 사람도 2도면 힘든데 사람은 생체량이 많은 동물이잖아요. 근데 벼 한 포기, 풀 한 포기는 생체량이 아주 적잖아요. 그 작목의 관점에서 2도는 생사를 넘나드는 변화입니다.

◇이대호> 그럼 예를 들어서 각 지역별로 특산물 같은 것도 있었고 그 지역의 기후에 맞게 과수원에서 품종을 선택을 해서 키우시는 분들이 이제 최근만 하더라도 한 100년 이상 그게 이어졌을 텐데. 그러면 그 품종들도 다 바뀌어야 하는 거예요. 이제는?

◆이주량> 그렇습니다. 2도로 변화하면 품종과 재배지 다 이동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실 이런 경고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그런데 사실 지금처럼 직접 체감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 되는 거죠.

◇이대호> 그러니까 어릴 적만 하더라도 사과는 어디에서, 배는 어디에서, 배추는 고랭지 어디에서 이런 거 배웠잖아요.

◆이주량> 주산지가 있었죠.

◇이대호> 그게 이제 다 위로 어디 올라가는 겁니까?

◆이주량> 그렇죠. 보통 사과가 대구나 경북 지역 그다음에 충북 쪽 그러니까 일교차가 심한 곳. 그리고 광량이 많은 곳, 낮에 광량이 많은 곳이 주산지였는데. 지금은 최저 온도가 워낙 높아져 버렸으니까 강원도 이상으로 지금 올라가고 있고 또 고지대로 올라가고 있고. 근데 이제 이런 추세고. 이미 사과 농가들 많이 강원도로 이동해 있죠.

◇이대호> 그리고 또 남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아열대 동남아에서 키우던 이런 품종을 또 키우면 오히려 그게 더 잘될 수 있는 거고. 이게 위기 속에서도 또 일단은 기회를 찾아야 되는데. 일단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오르게 되면 정부에서 이제 물가를 좀 진정시켜야 되니까 수입을 좀 확대하는 그런 카드를 쓰죠. 그러면 수입산 말고 어떤 다른 대안은 없는 겁니까? 이건 단기적으로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이주량> 기본적으로 수입이, 아주 위급할 때 쓰는 게 이제 우리나라 경우는 수입이거든요. 근데 수입이 불가피한 상황이 많이 오고 있어요. 많이 오고 있고. 사실 또 사과를 예를 들면, 사과는 수입이 거의 안 되는 과수 품목이거든요. 포도 같은 건 수입 많이 하잖아요. 심지어 남반구에서 칠레 같은 데서부터도 갖고 오잖아요. 근데 사과는 이제 유독 수입이 덜 되지 않습니까?

◇이대호> 그 이유는 뭐예요? 외국 사과도 똑같이 생겼고 심지어 사과 모양을 로고로 쓰는 IT 회사도 있는데, 우리가 먹는 거랑 똑같이 생겼던데. 왜 안 되는 겁니까? 수입이.

◆이주량> 이게 이제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요. 일단 사과가 가지는 작목의 특성이 한국 과수 농가의 4분의 1은 사과를 재배합니다. 그러니까 사과가 대표 작목인 거예요. 과수상에서. 그래서 사과가 수입이 되면 우리나라 과수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한 게 하나가 있고. 그리고 또 이 농작물을 수입한다는 건 상당히 많은 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수입 안전성 검진 같은 거 하는데, 뭐 8년에서 10년까지도 걸리거든요. 그래서 외국에 사과가 들어오면 국내에는 없는 병해충들이 들어올 수가 있어요. 사실 그래서 그런 것도 아주 엄격한 오랜 기간, 오랜 기간에 걸쳐서 체크를 해야 되고. 또 그거 이외에도 또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농산물은 수입을 하면 수출도 할 수 있어야 돼요. 동일 품목이라도. 그래서 이렇게 가격이 올랐을 때 수입을 해서 상향을 끊어버리잖아요. 그럼 가격이 내렸을 때 수출을 해서 하향도 열어줄 수 있어야 돼요. 그래야 생산 기반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가격이 올랐을 때는 수입을 하는데 가격이 내렸을 때는 수출하지 못한다. 이러면 국내 농가가 그 생산 기반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이대호> 그러네요. 오히려 또 이제 시장이 왜곡이 될 수도 있을 테고. 당연히 이제 사과를 값을 더 많이 쳐주는 해외에다 팔고 싶지, 뭐 싸게 팔려고 하는 국내에서는 안 팔 거야. 뭐 이럴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이게 어떤 맛이나 품질의 문제라기보다는 제도절차의 문제네요.

◆이주량> 네, 제도절차 그다음에 정책적 고려. 이런 것도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고요. 기술이나 품목의 맛, 뭐 이런 건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사과 수출하겠다고 신청해 놓은 국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대호> 문 좀 열어주십시오.

◆이주량> 예, 문 좀 열어주십시오. 그래서 지금 계속 검사 중입니다.

◇이대호> 대한민국 사람들이 이제 사과 좋아하는데, 근데 그 문을 우리가 안 열고 있는 거고. 한 번 여는데도 워낙 문이 크니까 또 서서히 열 수밖에 없을 테고요.

◆이주량> 그렇습니다. 네. 그래서 한 번 개방을 했을 때 국내 생산 기반이 무너지는 것도 그것도 충분히 고려를 해야 되거든요.

◇이대호> 그럼 우리 청취자분들, 국민들 입장에서는 당장 문이 열리면 사과를 싸게 사 먹을 수는 있는 거예요?

◆이주량> 그렇습니다. 예, 외국의 생산비가 우리나라보다 많이 낮기 때문에.

◇이대호> 아, 그래요? 근데 또 과수농가 대부분이 사과를 키운다고 하니 그 과수 농가가 넘어질 수도 있는 거고요. 무너질 수도 있는 거고.

◆이주량> 잘못하면 뭐 계속 사 먹어야 되는 거죠. 계속 사 먹어야, 앞으로. 국내 과수 산업 자체가 이제 존립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 거고요.

◇이대호> 근데 이걸 또 반대로 얘기를 뒤집어서 보면 배추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가격 많이 올라서 정부에서도 수입산을 늘리겠다고 하거든요. 이게 그러면 수입이 잘 되는 이유는, 배추 농가들은 또 가만히 있는 이유는 뭐가 다른 거예요?

◆이주량> 이번에 배추 수입 같은 경우는 아주 특별한 경우였어요. 아주 특별한 경우였고 제가 기억하기로는 한 8년 만, 10년 만에 처음으로 어느 정도 수입을 하는 상태였습니다.

◇이대호> 원래 배추 수입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었나요?

◆이주량> 그렇게 많이 수입하지 않고요. 한국이 사과 생산 체계, 배추 생산 체계가 견고하게 구축이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일시적인 가격 등락으로 수입을 쉽게 하면 그 생산 기반이 무너져서 오는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그 수입에 대해서는 이제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또 차이는 그 품목의 저장성에 있어요.

◇이대호> 저장성.

◆이주량> 네, 사과 같은 경우는 저장성이 좋은 과일이거든요. 그래서 이제 한 번 생산을 해서 저장을 해놓으면 그걸 연중 출하가 가능한 품목입니다. 연중 생산은 되지 않더라도 저장된 상태에서 계속해서 출하가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이제 국내에서 수급 조절이 가능한 상황이죠. 가능한 품목인 거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포도 같은 경우는 저장성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과일은 수입에 좀 더 적극적일 수 있는 거죠. 수입을 하더라도 국내 농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거죠.

◇이대호> 빨리빨리 소비가 되고, 딱 필요한 양만큼만 들여와야 한다.

◆이주량> 어차피 우리나라 땅이 없는 기간이 많으니까.

◇이대호> 그러네요. 이것도 다 입체적으로 살펴봐야 되는 거네요.

◆이주량> 그렇습니다. 배추 얘기 조금 더 해볼까요?

◇이대호> 예. 너무 재밌습니다. 또 이제 김장철 다가오고 있어서 당장 어떻게 배추 가격이 좀 내려갑니까?

◆이주량> 배추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번 재배할 수 있거든요. 봄배추도 있고 여름배추도 있고 가을배추도 있고 월동배추도 있고. 이렇게 4번을 재배하고요. 전국에서 거의 다 재배를 합니다. 그래서 경기도부터 해서 해남까지 재배를 하는데 이제 여름배추였어요. 이번에 문제가 된 게, 그 여름배추는 우리 고랭지 농업이라고 어렸을 때 이제 학교에서 배웠을 때 그 강원도 산의 꼭대기. 가장 서늘하게 재배할 수 있는. 여름에도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 거기서 재배하는 품목이었거든요. 여름배추. 근데 올해 여름에 기온이 너무너무 올라가서 여름에 있는 배추가 다 녹아버린 거예요.

◇이대호> 흐물흐물.

◆이주량> 흐물흐물. 그래서 결구라고 이렇게 배추가 동그랗게 해도 안 되고. 그래서 여름배추가 무너져 내리면서 시장가격이 폭등을 한 거죠. 근데 이제 그 경우에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일시적 수입이었던 거고 이제 김장배추 같은 경우는 가을배추를 쓰는데 가을배추는 작황이 괜찮습니다. 그래서 가을배추는 작황이 괜찮아서 가격도 괜찮을 것이고. 그래서 배춧값과 김장 가격은 안정화를 가고 있는 거죠.

◇이대호> 강원도 고랭지나 남부 지역이나 1년에 4번 키우는 건 다 똑같은 거예요?

◆이주량> 아, 그렇지 않습니다. 강원도에서는 여름에 배추를 재배하고, 양배추랑 이런 걸 좀 섞기도 하는데. 강원도에서는 주로 여름배추를 하는 거죠. 그리고 해남이나 이런 따뜻한 데서는 가을배추를 중심으로 하는 거고.

◇이대호> 그러니까 전국적으로 봤을 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이제 순환적으로 재배가 가능하다. 그리고 가을배추는 상대적으로 작황이 양호하고. 그래서 한 계절에 문제가 있더라도 그 계절만 지나가면 배추 가격은 안정될 수 있는 거네요. 김장해야겠네요.

◆이주량> 네, 그래서 이 가격 폭등락에 대해서 또 시장이나 언론이 너무 민감하게 대응 안 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민감하면 문제를 더 키워버리거든요.

◇이대호> 아하, 그렇죠. 근데 또 배추라는 게 사재기 해놓기도 어렵고요.

◆이주량> 저장이 좀 되기는 하는데, 또 가격이 그렇게 비싼 품목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생산비에 그 저장 비용까지 합쳐버리면 가격이 확 올라가 버리는 거고요. 더 큰 문제는 한국에서 이제 점점 여름배추를 재배하기가 불가능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여름배추는 더운 여름에 시원한 곳에서 재배를 하는 거거든요. 근데 강원도 산꼭대기까지 가서 했는데도 거기서도 안 되면 이제 이 땅에서는 할 만한 데가 거의 없는 거죠.

◇이대호> 거의 뭐 한라산 꼭대기에서 키울 수도 없고.

◆이주량> 그렇죠. 네, 그럴 수도 없고. 아니면 봄배추를 많이 재배해서 저장을 오래 하는 방법인데 그러면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상품성도 떨어지고.

◇이대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주량 박사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기후위기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장기 추세로 이렇게 가고 있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여름배추가 문제가 되는 건 그러면 올해, 작년 이야기가 아니라.

◆이주량> 구조적으로.

◇이대호> 앞으로 계속 여름마다 배추 작황이 더 안 좋아지는. 그럼 그때마다 여름 맥주를 사 먹어야 할 시즌에는 가격이 또 뛸 수밖에 없는, 이거네요.

◆이주량> 네, 네.

◇이대호> 그러면 정책적으로도 여름배추 작황 앞으로도 안 좋아질 테니, 여름배추 시즌에 맞춰서 이때는 계속해서 수입을 더 늘려야겠다. 이렇게 또 준비를 해야 될 테고요.

◆이주량> 그런 준비가 필요하고요. 또 대체하는 방법도 있죠. 사실 가을배추 생산을 늘려서, 그러니까 봄배추 생산을 늘려서 김치를 많이 만들어 놓는다거나. 아니면 수입을 한다거나.

◇이대호> 김치는 이제 저장이 되니까. 장기간 되니까.

◆이주량> 그렇죠. 네, 아니면 뭐 생배추 상태로 저장을 한다든가. 이런 여러 가지 콤비네이션이 필요한 거죠.

◇이대호> 그럼 이게 약간 좀 웃긴 얘기일 수도 있는데, 봄 김장이 생길 수도 있을까요?

◆이주량> 속단할 수는 없지만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닌 것 같거든요.

◇이대호> 그러니까 한 10년, 20년 뒤에는. 이 여름마다 배추 작황이 안 좋대. 봄에 김장을 해서 여름을 나야 해라고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극단적으로.

◆이주량> 가능한 시나리오로 들립니다. 그리고 뭐 또 재밌는 거는 김치냉장고가 나오면서 김치 재배 구조가 확 바뀌었거든요. 예전에는 가족도 대가족이었지만 김치를 전용 냉장고에 보관하는 방법은 없었잖아요. 사실.

◇이대호> 어릴 적만 해도 이제 땅 파서, 땅에다 묻었죠.

◆이주량> 그랬는데 이제 김치 냉장고가 나오면서 김치 산업과 소비문화 자체가 완전히 바뀐 것처럼 앞으로는 또 이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거죠.

◇이대호> 홍** 님이 올해 김장 포기족이 많다네요. 이렇게 보내주셨는데, 그런데 앞에서 박사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가을배추는 괜찮다.

◆이주량> 배추만 보면 그런데 김장에 또 배추만 들어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대호> 이거 산 넘어 산 같은데.

◆이주량> 네. 그래서 기후가 변하면 가을배추는 안정이 되더라도 김장에 들어가는 부재료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김장이 부담스러운 건 똑같은 거거든요.

◇이대호> 특히 이제 고춧가루는 중국산도 많이 들어오고.

◆이주량> 양념, 채소류 등이 지금 많이 올라 있으니까요. 배춧값과 김장 비용은 다른 거죠.

◇이대호> 이게 그러면 이걸 장기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비를 할 수 있을까요? 우선 우리 손으로 날씨는 어떻게 할 수는 없을 테고. 생산량을 어떻게 일정하게 조정하는 방법은 있습니까? 뭔가.

◆이주량> 기본적으로 농업은 하늘과 동업하는 거라 동업자가 속 썩이면 사실 그게 다 자기 부담이거든요. 그리고 아무리 기술이 발전을 해도 동업관계가 끊어질 수는 없는 게 농업입니다. 그래서 사실 우리나라의 많은 작목들이 최대한 안정적으로 수급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콤비네이션 방법들을 쓰고 있어요. 그래서 국내에서 생산이 안 되는 것들은 이미 수입도 상당 부분 열려 있고. 대표 품목들에 대한 수입에 거부감이 많은 거지 그 대표 품목을 제외하고는 많이 거의 다 개방이 돼 있거든요. 그리고 출하지를 전국적으로 조절한다든지 그다음에 품종을, 열에 강한 품종을 많이 육성을 한다든지.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콤비네이션, 저장을 또 오래 한다든지. 그래서 이런 여러 가지 콤비네이션 방법을 쓰고 있는데. 첫째는 그 방법들의 한계치를 넘어설 만큼 기후가 빨리 변하고 있다는 거고 그리고 두 번째는 그것과 관련해서 이제 비용이 계속 올라가는 거죠.

◇이대호> 저장 비용도 그렇고.

◆이주량> 네, 콤비네이션을 하는 비용이. 그렇습니다.

◇이대호> 그렇게 콤비네이션 농업. 이거 어릴 적에 교과서에서 보던 이야기인데, 어떻게 보면 이거를 더 해외가 됐든, 기술이 됐든, 저장 방법이 됐든, 더 복잡하게 또 준비를 꼼꼼하게 해야 하는 시대로 또 가고 있는 거네요. 근데 농업에 대한 편견이 또 많다고 합니다. 우리가 농업을 이제 1차 산업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책 제목이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경제 이야기인데, 1차 산업에 대한 이게 범위도 우리가 또 잘못 알고 있는 게 많다고요.

◆이주량> 일단 농업이 크게 세 덩어리가 있습니다. 세 덩어리. 그래서 하나는 이제 아까 이제 말씀하셨던 1차 산업, 그러니까 생산농업이라는 건데 실제로 논밭에서 작물을 기르고 축사에서 동물을 기르는. 농민과 농촌이 있는 영역. 생산자가 있는 생산 농업인데.

◇이대호> 그걸 농업이라고 우리는 흔히들 생각하죠. 1차 산업.

◆이주량> 네. 그렇게 생각들을 하시죠 근데 그 앞뒤로 또 더 큰 덩어리들이 있어요. 앞뒤로. 그러니까 이 생산 농업이 유지가 되려면 여기에 들어가는 품목들을 공급을 해야 되는데 예를 들어서 종자, 농약, 비료, 농기계, 농자재. 이제 이런 것들이 또 큰 산업이거든요. 이 하나하나가 큰 산업이고 이거를 이제 우리가 후방 농업이라고 합니다. 생산 농업을 지원해 주는 농업. 이제 또 그리고 농업에서 식품도 나오고 소재도 나오고 이렇게 되지 않습니까? 그럼 이제 이걸 가지고 가공하는 영역이 있는 거예요. 화장품으로 만들 수도 있고 바이오 소재로 만들 수도 있고 그다음에 서비스 산업을 만들 수도 있고 식품으로 만들어서 갈 수도 있고. 이걸 이제 우리가 전방 농업이라고 하거든요. 생산 농업은 사이즈가 작아도 후방 농업과 전방 농업은 사이즈가 무궁무진한 거죠.

◇이대호>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식자재 마트나 아니면 뭐 채소 뷔페. 이런 것도 서비스업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이제 전방 농업으로 넓게 또 볼 수가 있다.

◆이주량> 그렇습니다.

◇이대호> 그렇죠. 그 앞에 산업이 또 안 좋아지면 농업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는 거니까요. 박** 님이 아까 이제 기후 위기 이런 이야기 들으시면서 스마트팜이 늘어나겠네요. 이런 이야기 해주셨네요. 최근에 이제 농촌도 많이 디지털화되고 있다 하더라고요. 어느 정도 단계까지 와 있나요?

◆이주량> 일단 농업과 관련해서 스마트 농업이 미래에 꼭 필요한 핵심 수단은 확실하고요. 스마트 농업, 그러니까 이제 동업자가 계속 속을 썩이기 시작하는 거 아닙니까?

◇이대호> 하늘이 속을 썩이면 뭐 천장을 막아서라도 뭘 키워야죠.

◆이주량> 네. 그래서 뭘 막고 시설을 넣고 거기다 이제 기계 투자를 하고 시설 투자를 하고 이렇게 해서 스마트팜이라고 해서 온실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 그다음에 스마트 농업이라고 해서 노지, 열려 있는 땅, 열려 있는 땅을 또 이렇게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 그거를 통해서 예측이 빨라지고 그다음에 그거에 대한 처리가 빨라지면 확실히 좋아질 수 있으니까.

◇이대호> 예측과 처리.

◆이주량> 그래서 그 스마트 농업이나 스마트팜은 이제 확실히 전 세계가 하고 있는 레이스 중이고요.

◇이대호> 그러면 그게 초반에는 투자비용이 많이 들 거 아니에요? 마치 이제 공장이나 건물처럼 올리고. 그 층층이 실내에다가 시설을 쫙 깔아야 되고 당연히 자동화 시설일 테고. 햇빛 대신에 LED 조명으로 또 광량을 또 맞춰줘야 되는 거고. 그게 약간 사업성, 수익성은 괜찮나요?

◆이주량> 수익성이 아주 간당간당하죠, 사실. 아주 간단간당하고 작목에 따라서 크게 이제 왔다 갔다 하는데 우리가 보통 원예 작목이라고 하는 작고 비싼 것들 있잖아요. 그러니까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이런 것들. 이런 것들은 스마트팜으로 먼저 가는 거고.

◇이대호> 부가가치가 높은 것들.

◆이주량> 네. 그다음에 싸고 이제 벌크로 가는 것들은 어차피 이제 노지에서 해야 되니까.

◇이대호> 그렇죠. 배추는 스마트팜에서.

◆이주량> 하면 배추를 뭐 한 5만 원 줘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대호> 그러면 그 스마트팜에 인공지능 기술도 도입이 되나요, 혹시?

◆이주량> 인공지능 기술은 물론 도입이 되고요. 또 그런 게 들어가면서 농업을 계속해서 정밀하게 만드는 길로 가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이런 거죠. 농작물에 물을 주면 작물은 10%의 물만 흡수를 하고 90%는 땅으로 빠져버리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정말 필요한 시기에 정말 필요한 양만 줄 수 있다. 그리고 그거를 작물의 관점에서 인공지능이나 데이터로 정확하게 측정하고 포착할 수 있다. 그럼 물값을 90% 아낄 수 있는 거죠.

◇이대호> 그러네요. 그러니까 사람 기준으로 주는 게 아니라 생물 기준으로.

◆이주량> 작물은 말을 못하니까 첨단 기술로 데이터로 해서 포착을 하는 거죠. 그래서 작목의 생육 정보라고 하는데. 보통 네 가지 정보가 필요하거든요. 환경정보, 기상정보. 그러니까 작물 주변을 둘러싼 정보들. 그다음에 그 작물에 공급되는 영양액 뭐 이런 것들을 다 봤을 때. 근데 그게 그렇게 받았을 때 작물이 얼마나 자라는지를 알 수 있어야 되잖아요. 이게 이제 생육 정보라고 하는 건데 생육 정보는 여러 가지 첨단 기술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이대호> 저도 이거 궁금했는데 박** 님이 질문 하나 올려주셨어요. 햇빛 그리고 LED 조명으로 키운 농작물의 영양소가 과연 동일할까요 이런 질문 주셨습니다. 궁금하다.

◆이주량> 중요한 질문해 주셨는데 일단 자연광이 최고로 좋죠, 자연광이. 자연광이 최고로 좋고 자연광이 약하거나 부족할 때 그럴 때 보광을 하거든요, 보광. 그래서 작물은 또 생육 주기마다 광 요구량이 다 다릅니다. 그래서 그때 보광을 하는 걸로는 LED가 이제 충분하고요. 완전히 LED만으로 하기는 아직은 좀 더 기술이 더 발전을 해야 되고 비용은 내려가야 되고 그런 상황이고요. 또 투자금 같은 것도 문제가 되고요.

◇이대호> 장** 님은 영양소 함량의 변화도 있을 것 같은데 1개 먹어야 될 걸 10개 먹어야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영양소가 떨어지면. 그렇지는 않을 테고. 최대한 비슷하게.

◆이주량> 그것도 이제 다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근데 거꾸로 그 광을 통해서 영양소 함량을 조절할 수는 있는 거죠. 그러니까 녹색 광을 더 주거나 그 파란색 광을 더 주거나 빨간색 광을 더 주거나. 그래서 그 함량을 또 조절할 수 있는 거죠.

◇이대호> 그 작물이 가장 좋아하는 빛.

◆이주량> 그 파장에 따라서. 그때그때에 따라서 파장을 줌으로써.

◇이대호> 왜 그 테슬라에 빗대어서 농슬라라는 말도 나오잖아요. 요즘에 농기계도 첨단 장비가 되고 있고 농기계도 자율주행이 되더라고요. 물론 이제 거기 논밭에 차선이 없으니까 어떻게 보면 더 수월할 수도 있을 텐데. 이 이른바 농슬라라고 불리는 농기계는 지금 현 주소가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이주량> 미래농업을 열어가는 가장 핵심 수단이 농기계가 될 거예요. 농기계가. 그래서 미래 농업을 열 때 가장 필요한 게 데이터거든요. 근데 이 데이터가 센서를 설치해서 수집하는 방법도 있지만 농기계가 농작업 중에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진짜입니다. 그래서 그 데이터가 이제 들어오면 데이터 가지고 아까 말씀드렸던 모든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고 그래서 이제 그런 게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는 농기계는 노동력을 대체하잖아요. 올해부터 한국에서 제작 시판되는 이앙기는 자율주행 기능이 들어갑니다.

◇이대호> 이앙기 예전에는 이제 사람이 손으로 잡고. 앞에다 모판을 끼워놓고 이렇게 밀고 갔었는데 이제 사람 손이 필요 없는 거예요?

◆이주량> 필요 없지는 않지만 지금은 이앙기에 2인 1조가 탑승을 해야 되거든요. 한 사람은 운전을 하고 한 사람은 뒤에서 모판을 갈아야 돼요. 근데 이게 자율주행 기능이 들어가면 한 사람이 할 수 있어요. 운전은 이제 기계가 하는 거고 자기는 모판만 잡으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노동력을 50% 줄이는 거죠.

◇이대호> 그러네요.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될까요. 로봇 청소기처럼 혼자 돌아다니는 것도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이주량> 그렇습니다. 좋은 비유고요.

◇이대호> 되게 신기해집니다. 그 미국의 농기계 회사에서 공개한 영상을 보니까 제초가 사실은 되게 힘들잖아요. 잡초 뽑는 게. 근데 농기계가 쭉 지나가면서 어떤 게 진짜 작물이고 어떤 게 잡초인지를 구별을 해서 뽑아내더라고요. 놀랍더라고요.

◆이주량> 그게 이제 씨앤스프레이 기술이라고 See, 보고 Spray, 뿌려버리는 거죠, 제초제를. 그래서 그것도 뭐 아주 훌륭한 기술이고. 그 제초 작업에 드는 노동력이 사실 상당한 거거든요.

◇이대호> 진짜 힘들죠.

◆이주량> 힘든 거죠. 특히 한국 논 지나다니다 보면 그 사람이 없죠. 그게 제초를 잘 하게 되면서 노동력이 35분의 1로 줄어든 겁니다.

◇이대호> 35분의 1이요? 제초를 어떻게 잘 하게 된 거예요?

◆이주량> 일단 농약이 많이 발전을 했고 그리고 그 주로 농약이죠. 농약이고 방제법, 방제법이 이제 다 세팅이 된 거고요. 그렇게 되고 지금도 개발도상국의 논에 가면 논 반, 잡초 반 그렇습니다.

◇이대호> 근데 우리는 제초법이 잘 발달을 했다. 여기서 또 궁금한 게 그러면 농약을 치는 건 안 좋고 유기농, 농약을 안 친 건 몸에 좋고 이렇게 우리는 이분법으로 생각을 하잖아요. 이거는 맞는 말입니까?

◆이주량> 그건 틀린 말입니다. 농약은 사실 우리가 섭취하는 일반 의약품이나 전문의약품 수준으로 관리가 되고 있고요. 그래서 농약을 용법대로 그리고 뿌리고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상태고요, 지금. 그리고 또 하나는 유기농이라는 게 원래 도입 때부터 그 건강에 좋다라고 해서 도입이 된 게 아니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유기농 철학과 운동이라는 게 그걸 먹으면 일반 농산물보다 좋다가 아니라 환경에 좋다예요. 근데 유독 한국에서만 유기농 이퀄 건강이라는 등식이 성립이 돼 있거든요.

◇이대호> 이게 약간 왜곡된 거네요, 정보가.

◆이주량> 그렇죠. 마케팅 용어가 돼버린 거죠.

◇이대호> 그러면 유기농이 사실은 좀 비싸게 팔리기는 하는데. 그러면 생산을 할 때도 단가가 더 높습니까, 원래?

◆이주량> 훨씬 높습니다.

◇이대호> 그러니까 농약을 안 치고 키우게 되면 이제 손으로 뭔가를 제조해야 될 수도 있고 손이 더 많이 갈 수도 있고요. 근데 그건 비싼 거는 맞는데 인체를 위한 게 아니라 사실은 환경을 위한 거다.

◆이주량> 그게 이제 유기농의 처음 도입 취지이기도 하고. 그래서 유럽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유기농 선택할 때 내가 환경에 도움이 되지 하면서 선택을 하지 내 몸에 월등히 좋지 이건 아니고요.

◇이대호> 완전히 거꾸로 알고 있었네.

◆이주량> 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기농이 이제 일반 농산물보다는 건강에 약간 더 좋다 이런 연구 결과도 많이 있습니다.

◇이대호> 근데 그 어떤 표준 규격, 기준치 정도로만 쓰면 농약을 쓰는 것도 괜찮다.

◆이주량> 안 쓰면 안 되죠.

◇이대호> 안 쓰면 안 된다. 벌레 먹고 이러니까. 우리나라에서 뭐 가장 대표적인 게 쌀, 벼농사를 빼놓을 수가 없을 텐데. 근데 박사님이 재밌게 또 비유를 하셨어요. 과거의 벼가 D램이면 지금의 벼는 HBM. 고대역폭메모리다. 어떻게 발전을 했다라는 거예요, 이 벼가?

◆이주량> 이게 이제 우리가 반도체도 그렇지만 자동차를 보면 우리 어렸을 때 포니 다니고 스텔라 다니고 그랬잖아요. 네, 추억의 자동차들. 근데 지금은 이제 길거리 다니면 제네시스 있고 에쿠스 있고 이렇지 않습니까? 근데 자동차는 눈에 변한 게 보이잖아요. 근데 논에 심어져 있는 벼는 거의 비슷해 보이지 않습니까?

◇이대호> 다 똑같아 보이죠. 솔직히.

◆이주량> 네. 어렸을 때 보이던 벼랑 지금 보이는 벼랑.

◇이대호> 황금 들녘.

◆이주량> 황금 들녘.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예전에 심어져 있던 통일벼가 포니 자동차 같은 거라면 지금 우리나라 논에 심어져 있는 벼는 제네시스, 에쿠스가 심어져 있는 겁니다. 우리 눈에 똑같이만 보일 뿐이지.

◇이대호> 지금은 그럼 품종 이름이 뭐예요?

◆이주량> 품종이 워낙 다양화돼서 뭐 삼광, 동진, 신동진 뭐 이런 식이고요. 그래서 오히려 그 벼가 너무 많이 나서 문제고. 수량성이 좋아졌다는 거죠. 그다음에 내해성, 내병성 뭐 이런 것도 견디는 힘도 좋아지고 그다음에 일시에 이제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이 똑같이 자라가지고 똑같이 수확길을 간다는 것도 이것도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이대호> 품종마다 다른 거고 농사법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거고. 근데 지금은 품종이 그렇게 좋아진 거다.

◆이주량> 좋아진 거다.

◇이대호> 근데 약간 그렇게 해서 쌀이 이제 많이 생산이 되면 좋은 거긴 한데 너무 많이 생산이 되면 또 한켠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잖아요. 쌀이 남아돈다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고. 식습관도 많이 달라지고 있고. 이러다 보니까 정부는 결국 쌀을 사들일 수밖에 없고 농민들은 또 이걸로는 부족하다라고 또 반박을 하고. 또 일부 소비자는 왜 우리의 세금으로 저렇게 계속 남는 쌀을 사줘야 되느냐. 농가의 경쟁력을 높여야 돼, 뭐 이렇게 지적을 하고요. 이게 계속 뭐 수십 년째 계속 돌고 있거든요. 이건 우리가 어떻게 해결해야 됩니까?

◆이주량> 그게 이제 참 민감한 문제이긴 한데요. 그러니까 옛날에 우리나라가 쌀 요구량이 자급자족 이루었을 때 600만 톤이었거든요. 한 해 생산할 때. 600만 톤을 생산했기 때문에 자급자족이 된 거예요. 근데 지금은 380만 톤 생산을 합니다.

◇이대호> 훨씬 줄었네요.

◆이주량> 훨씬 줄었죠. 근데도 남습니다. 근데도 남아요. 워낙 다른 먹거리들이 풍부하니까. 근데 지금 이제 380만 톤보다 더 줄여야 되는 거거든요. 더 줄여야 되는데 농업 생산이라는 게 거대한 항공모함이 움직이는 것 같아서 한 번에 항로를 이렇게 확확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380만 톤을 2~3개 회사가 생산한다면 통제가 되겠지만 이거는 수십만 농민이 생산을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걸 이렇게 한 번에 확확 바꿀 수는 없고요. 그리고 그걸 바꾼다는 게 정말 정답이냐. 이것도 또 생각을 해봐야 됩니다. 이것도 생각을 해봐야 되고요. 예를 들어 일본은 지금 쌀이 좀 또 부족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도 좀 고려를 해야 되고. 우리나라 쌀 생산량을 장기적으로 줄이는 건 맞는데 그러니까 당장 뭘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 그러니까 수매도 해주고 비싼 값도 이렇게 쳐주고 또 농민들의 소득 관점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이 작동을 하는 건데 장기적으로는 적정 수준을 찾아서 가야 되죠.

◇이대호> 그렇죠. 최근에 보니까 일본에서는 오히려 쌀이 모자란다고. 근데 그게 어떻게 보면 이제 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줄 수도 있고 또 너무 고령화가 될 수도 있고 이게 또 문제가 쌓이고 쌓이는 거겠죠.

◆이주량> 그렇죠. 그런 것도 쌓이고 이제 기후 변화가 오고 태풍 오고 하면서 완전미의 비율이 떨어져서 수량은 되지만 품질이 안 되는 쌀이 많아지니 버려야 되고.

◇이대호> 먹지 못하고. 그래요. 3*** 님, 오늘 박사님 덕분에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되네요. 보내주셨고. 0*** 님은 저희 이모부가 당진에서 농사를 지으시는데요. 힘들게 키우신 작물들을 인건비가 안 나온다고 수확을 다 못하신 채 방치하신 경우가 많더라고요. 자동 수확도 가능한 AI 농기계가 개발됐으면 좋겠습니다. 보내주셨는데. 사실 농민들 입장에서 너무 마음 아프죠. 제대로 저거 품질도 안 나오고 저거 따서 팔아봐야 인건비도 안 나온다. 그냥 저거 겨울에 갈아엎어야겠다. 너무 속상한 거죠.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어떻습니까? 그러니까 쌀은 남아들고 식량 자급률은 낮다. 우리 이렇게 알고 있잖아요.

◆이주량> 이 부분이 이제 가장 일반 국민들하고 소통하고 싶은 부분인데요.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25%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가장 쉽습니다.

◇이대호> 그 정도면 어느 수준인 거예요?

◆이주량>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농업 생산량의 4분의 3은 사다 먹고 4분의 1은 이제 국내에서 생산하는 거거든요.

◇이대호> 그게 이제 미국 같은 경우는 원체 농업 강국이니까 수출을 많이 하는데 대부분의 나라들도 그 정도의 식량 자급률인가요? 비교해 보면?

◆이주량> 한국이 OECD 국가에서는 거의 하위권이죠.

◇이대호> 식량 자급률이 낮은.

◆이주량> 네. 근데 이제 우리가 여기서 구별해야 될 게 식량 자급률이라는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자급률은 우리나라 영토 내에서 생산하는 비율이잖아요. 우리나라 영토 내에서. 근데 식량 안보는 식량 자급만으로 설명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영토에서 생산하는 것도 있고 해외에서 생산하는 거를 조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능력, 안정적으로. 그게 같이 고려가 돼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국토의 크기가, 국토의 크기를 100이라고 하면 70이 산이잖아요. 15가 농지거든요. 15가 농지가 아닌 곳이고. 식량 자급률을 늘리려면 이 15인 농지를 더 늘려야 돼요.

◇이대호> 늘릴 수가 있나요?

◆이주량> 안 되죠. 그러니까 그걸 감안하면 25%가 맥시멈이라는 겁니다.

◇이대호> 이 땅에서는. 어쩔 수 없이. 산을 옆으로 옮기지 않는 이상.

◆이주량> 산을 옮기든지 도시를 파고 들어가야 되는데.

◇이대호> 그러니까 뭐 아파트 허물고 농사짓자고 할 수는 없는 거고.

◆이주량> 그래서 15에서 생산하는 맥시멈이 25%이기 때문에 그 25%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외부에서 사 오는 75를 잘 만들자.

◇이대호> 근데 그게 또 최근에 인도에서도 그렇고 동남아 지역에서도 그렇고 그 나라에 설탕이 부족하거나 코코아 작황이 안 좋거나 커피 작황이 안 좋거나 이러면 수출 통제를 하잖아요. 당장 자국에서 소비할 게 모자르다 막 이러면서. 그럼 우리 입장에서는 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거고요. 당장 이 대체선을 찾는다는 게 또 쉽지는 않을 테고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주량> 그래서 미리미리 해놔야 되는 겁니다. 미리미리. 그래서 수입산도 다변화해놓고 해외 농장도 개발하고 그다음에 식량은 생산도 있지만 그걸 여기까지 갖고 오는 조달 물류가 대단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그것과 관련된 엘리베이터라고 하는데 곡물 엘리베이터, 항만 뭐 이런 것까지 다 체계가 확립이 돼 있어야 되고. 그래서 그 75에 대해서 좀 견고하게 가야 되고 25를 26, 27 늘리는 거는 의미가 없어요.

◇이대호> 그러네요. 근데 이게 사실 가끔 뭐 데이터센터 먹통될 때도 왜 데이터센터 이제 백업 서버까지 해놨어야지라고 하는데 기업들은 아니, 정상 상황일 때는 그거 돈 들여서 미리미리 사고가 나지도 않는데 왜 해놔야 돼 이러면서 한 번 사고가 났을 때 대응이 안 되는 것처럼.

◆이주량> 맞습니다.

◇이대호> 식량도 미리미리 대응을 해놔야 되는데 위기 상황이 안 올 때는 아니, 괜히 그 수입산 다 미리 준비해 놨다가 우리가 수입하지도 못하면 또 문제 생기는데 미리미리 해놨다가 이거 누가 책임, 또 이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이주량> 결국 그런 거 계속 되풀이되는 거죠, 되풀이.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는 거고요.

◇이대호> 근데 우리가 그 요소수 사태 때도 중국산 때문에 문제가 되니까 나중에 이제 베트남산까지 수입산을 다변화해 놓은 것처럼 미리미리 또 해놓을 필요가 있겠네요.

◆이주량> 있고 국내에 비축 기지도 더 만들어 볼 필요가 있고요. 그래서 그 비축 기지 같은 것도 지금보다 더 확대가 돼야 될 거고요. 실제로 곡물을 사오는 트레이딩을 하는 그런 민간 역량도 더 높아져야 될 거고요.

◇이대호> 그렇죠. 이게 되게 갈 길이 머네요. 또 이야기할 범위가 너무 많기도 하고.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경제 이야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주량 박사와 이야기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주량>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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