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773대 1 대박 난 백종원 회사…직원들, 51억 포기한 이유는?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 공모주 청약에 11조8000억원이 넘는 증거금이 모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내부 직원들이 참여하는 우리사주 청약에서는 미달에 따른 실권주가 발생했다.
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진행된 더본코리아의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772.8 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증거금으로 11조8038억원이 모였다. 증거금은 희망하는 매수 금액의 50%를 주식 계좌에 넣어두는 것으로, 그 금액이 클수록 실제 주식을 구입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 건수는 67만3421건, 청약 수량은 6억9551만9240주로 집계됐다.
당초 더본코리아는 일반 청약 물량으로 75만주를 배정했으나 29일 공모주 청약 물량이 90만주로 늘어났다. 공모가가 3만4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51억원어치의 공모주가 개인 투자자에 추가 배정된 셈이다.
이는 28일 진행된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직원들이 자신들 몫으로 배정된 인수권을 포기함으로써 해당 주식이 일반 공모 물량으로 전환됐다는 이야기다.
증권 인수 업무 규정에 따르면 우리사주조합 청약이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우리사주 조합원의 청약 수량을 제외한 물량을 총 공모주식(300만주)의 5% 내 범위에서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의구심이 우리사주 청약 결과로 나타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동안 F&B 기업들이 상장에 도전했으나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 15년간 총 6곳의 F&B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장했지만 교촌에프앤비를 제외하고 모두 상장 폐지되거나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더본코리아 매출이 ‘빽다방’ 등 일부 프랜차이즈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25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빽다방은 올해 상반기 매출 789억원을 거두며 더본코리아 전체 매출(2213억원)의 37.3%를 책임졌다.
공모가가 높게 산정된 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더본코리아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2만3000~2만8000원) 상단보다 높은 3만4000원에 확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청약 물량 60만주에 공모가 3만4000원을 곱한 뒤 이를 증권신고서상 정규직원 수 713명으로 나누면 1인당 약 2800만원이 필요하다.
백 대표가 1994년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25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점포 수는 약 2900개다. 이외에 가공식품과 소스 등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 사업과 제주도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 사업도 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2018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로나 확산 등을 이유로 연기한 후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다시 상장에 도전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일은 다음 달 6일이다. 상장 당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수는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의 19.67%로, 올해 상장기업들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여기에 기관투자자의 의무 보유 확약(15일~6개월) 비율이 약 12.2%(신청 수량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장 당일 유통 물량은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