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 듣고 충격받은 외국女…한복 입고 한옥마을 무대 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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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정말 특별한 소리라고 생각했어요. 외국인이 판소리를 하면 (잘 할 거라고) 기대를 안 하실 수 있는데 열심히 준비해서 놀라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판소리를 사랑하는 국내 거주 외국인 5명이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의 무대에 선다.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을 주관하는 세계판소리협회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 7~9월 외국인 19명에게 판소리를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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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슬픔 등 감정 표현 다양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도 매력
전세계 어떤 노래보다 독특해
내달 남산골 한옥마을서 공연
진도아리랑·인생백년 등 불러
판소리를 사랑하는 국내 거주 외국인 5명이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의 무대에 선다. 내달 1~3일 개최되는 페스티벌의 첫날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의 천우각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 ‘글로벌 판소리 오작교 프로젝트’에서다. 이들 소리꾼들은 한복을 입고 직접 만든 부채를 휘두르며 단가(판소리를 하기 전 목을 풀기 위해 부르는 짧은 노래) ‘인생백년’과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 대목, ‘진도아리랑’을 부를 예정이다.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을 주관하는 세계판소리협회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 7~9월 외국인 19명에게 판소리를 가르쳤다. 이 중 실력이 출중하고 열정을 가진 5명이 페스티벌을 찾은 관객들 앞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소리 실력을 뽐낸다.
참여자들은 판소리의 매력으로 다른 노래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소리’를 꼽았다. 영어 강사 가이아 브루사스코 씨(미국·33)는 “판소리는 서양 성악과 소리의 맛이 완전히 다르다”며 “노래하는 사람의 플레이버(풍미)가 꾸밈 없이 반영되고 강약과 장단(춤·노래 따위의 빠르기나 가락을 주도하는 박자)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11년째 한국에 거주하는 섬유 디자이너 에린 휴즈 씨(영국·39)는 “전세계 어떤 노래보다 목소리가 파워풀하고 슬픔과 흥분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리꾼이 관객과 양방향 소통을 하고 노래와 연기, 서술자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판’의 특성도 이들이 판소리에 빠진 이유 중 하나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재학 중인 담성민 씨(말레이시아·28)는 “판소리는 서양 음악과 달리 소리꾼과 관객이 인터렉션(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엔 감정이 더 가까운 느낌이 든다”며 “추임새(창(唱) 사이사이에 흥을 돋우기 위해 관객이 넣는 소리)를 넣으며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재밌다”고 밝혔다. 한국인과 결혼해 15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 마츠카와 미키 씨(일본·54)는 “한 사람이 이야기와 노래, 발림(판소리에서 소리의 극적인 전개를 돕기 위해 하는 몸짓)과 연극을 모두 하는 공연은 다른 나라에 없다”고 말했다.
세계판소리협회는 200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판소리를 세계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월드판소리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외국인 소리꾼들에게 판소리를 지도한 민혜성 세계판소리협회 수석이사(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는 “국악은 한국인이 바라보는 모습보다 해외에서 평가하는 수준이 훨씬 높다”며 “판소리를 세계화하고 그것을 마중물 삼아 국내에서도 국악과 판소리를 진흥하는 것이 세계판소리협회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참여자들은 판소리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다고 밝혔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지난 2월 한국에 온 작가 베티 김 씨(미국·26)는 “서양 음악, K팝과도 구별되는 판소리의 독특한 소리를 배울 수 있어 기쁘다”며 “한국적인 음악을 경험하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고 밝혔다. 사물놀이패에서 장구와 꽹가리를 연주해온 가이아 씨는 “노래를 잘 못해서 처음에는 걱정을 했는데 선생님께서 용기를 주셨다”며 “기회가 되면 나중에 고수(판소리에서 북으로 장단을 넣는 사람)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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