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한 달…10개 중 7개는 하락 [한강로 경제브리핑]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지수가 실시간 공개된 지난달 30일 이후 이날까지 이 지수를 구성하는 100개 종목 중 68개의 수익률이 하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그리 크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지수 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7.17%), 현대차(-11.98%), 셀트리온(-2.93%), 기아(-10.59%) 등 코스피 상장사들이 부진했다. 코스피 상장사인 고려아연이 이 기간 경영권 분쟁으로 117.02% 상승했는데, 기업 실적이 아닌 이슈가 지수를 끌어올린 셈이다.
밸류업 지수는 지난달 30일 1020.73으로 출발한 이후 이날 1020.82로 0.01% 상승해 코스피(-1.21%), 코스닥(-3.91%) 상승률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세계 주요 증시와 비교하면 나스닥(2.4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1.49%) 등 미국보다 낮았지만 일본 닛케이225(-2.32%), 유럽 유로스톡스50(-1.42%)보다 나은 수준이다.
밸류업 지수 공개 후 가장 많이 상승한 구성 종목은 고려아연에 이어 넥스틴(30.02%), 동서(22.40%), 파마리서치(21.82%)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에 상장된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뚜렷했다는 평가다. 반면 코스닥 장비업체 에스에프에이(-20.49%), 코스피의 전자분야 종목인 LG이노텍(-20.45%), 한미반도체(-18.05%), 코스닥의 F&F(-17.77%) 등은 수익률이 낮았다.
증권가는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와 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이 다음달 4일 출시 예정인 만큼 그 이후에야 이들 구성 종목에 본격적으로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도 밸류업 지수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참고하기로 한 만큼 기관 수급이 얼마나 집중될지도 관심사다.
밸류업 지수는 출시 직후 배당 수준이 높은 몇몇 금융주 등이 제외되는 등 형평성 논란에 직면한 바 있다. 이에 거래소는 연내 구성종목을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의 향후 구성종목 변경 과정에서 금융주들이 새로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특히 지수에서 탈락한 KB금융은 지난 25일 장중 10만3900원으로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이후 이날까지 주가가 13.96%나 상승했다. KB금융은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6.1%(과거 10년 평균) 등 밸류업 계획도 지난 24일 공시한 바 있다.
대주주 중심의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와 올해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는 밸류업의 걸림돌로 꼽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관련해 “여건 조성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서는 “도입을 유예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유예하는 것”이라며 폐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관 사항인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보수적인 입장이 더 많은 것으로 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하는 투표를 할 때 각 주주에게 뽑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소수파 주주가 지지하는 이사가 뽑힐 가능성이 커진다. 이사의 책임성 강화 등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 상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올해 정기국회 중 제출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다양한 에너지 해법을 제공하며 글로벌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평가받는 LG에너지솔루션과 농업 및 조경 장비, 산업 차량 등 소형 장비의 세계 선두주자로 꼽히는 두산밥캣에 대한 증권사들의 투자 의견이 박해졌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과 두산 밥캣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경쟁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나증권과 DS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나란히 ‘매수’에서 ‘중립’으로, iM증권은 목표가를 51만원에서 50만원으로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영업이익이 4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했다. 올해 4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전기차 정책 변화 가능성, GM의 배터리 다변화 전략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 실적 추정치 역시 내년 1분기 중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산밥캣의 목표주가는 하나증권이 7만30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KB증권이 6만7500원에서 4만2500원으로, 키움증권이 6만6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이 4만6000원에서 4만1000원으로 일제히 낮췄다. 투자 의견도 KB증권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신한투자증권은 ‘매수’에서 ‘단기 매수’로 투자 의견을 강등했다.
두산밥캣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57.8% 감소한 1257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2049억원이었다. 매출액은 1조7777억원을 기록해 24.9% 줄었고, 순이익은 643억원으로 66% 감소했다.
고금리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시장수요 감소와 딜러들의 재고 조정으로 콤팩트 장비 매출이 급감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그나마 하반기로 기대됐던 수요 회복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인프라 투자,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등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감소와 재고 조정이 동시에 진행돼 두산밥캣에 부담을 주고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윗집男 칼부림에 1살 지능된 아내”…현장 떠난 경찰은 “내가 찔렸어야 했나” [사건 속으로]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39만원으로 결혼해요”…건배는 콜라·식사는 햄버거?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