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비도 영리하게…빅데이터 통해 결함 예측까지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한 대에 약 2500개 센서를 장착한 대한항공의 모든 항공기가 하루에 생산하는 데이터는 평균 약 62기가바이트(GB)다. 보통 전자책 한 권 크기를 1메가바이트(MB)라고 할 때, 하루에만 전자책 약 6만3000권이 넘는 분량의 데이터를 생산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혁신 기술을 접목해 항공기 정비와 연료 수요 예측, 비행경로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MRO(유지·수리·분해정비)'를 통해 효율적이고 빈틈없는 항공기 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예지정비' 수행으로 정비 효율 높여…지연·결항 예방하고 안전 운항 기여
예지정비는 항공기 부품이나 시스템에 결함이 생길 시점을 예측하고 실제로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정비다.
항공기가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결함 전조 증상을 파악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명이 줄어드는 부품 및 시스템이 예지정비의 대상이다. 예지정비는 수명이 남은 부품을 일정 주기에 맞춰 미리 교체하는 예방정비나, 이미 결함이 발생한 뒤 정비하는 사후정비보다 효율적이다.
2022년 12월 예지정비 필요성을 인식한 대한항공은 경영층의 의지를 등에 업고 이듬해 1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 2023년 8월 예지정비팀을 정식 출범했다.
예지정비를 수행한 이후 항공기 지연 운항과 결항 횟수를 실제로 줄여나가며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예지정비로 항공기 지연 운항을 54건 예방할 수 있었다. 항공기 부품·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결항은 1건, 회항은 4건 예방했다.
해외 항공업계에서도 예지정비를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이미 미국 델타항공은 에어버스·제너럴일렉트로닉스(GE)와 디지털 동맹을 맺고 예지정비를 선도해 나가고 있으며, 일본 항공사들도 예지정비 시스템을 적극 개발 중이다.
항공기 동체 외관 점검하는 '인스펙션 드론' 개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2021년 국토교통부의 인스펙션 드론(Inspection Drone) 개발 사업 일환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현재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과 제도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인스펙션 드론은 가로·세로 각 1m, 높이 약 40㎝ 크기이고 무게는 5.5㎏다. 드론마다 광학 3배줌 4K 고성능 카메라를 한 대씩 장착했다. 20분 동안 지속해서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
핵심은 무인 드론 4대가 동시에 날며 항공기 외관을 점검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국방 분야에만 쓰이던 드론 자율군집 기술을 세계 최초로 항공기 외관 점검에 접목했다.
기존 조종사가 수동으로 드론을 조종하거나 드론을 한 대만 띄워 검사하는 방식인 반면 대한항공은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인스펙션 드론 4대가 동시에 자율비행을 하며 항공기 외관을 점검할 수 있게 했다. 동체 외관 점검 소요 시간을 60% 가량 단축할 수 있다.
현재는 인스펙션 드론을 개발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AI가 자동으로 결함을 분석해주는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 보완과 제도 정비를 마치는 오는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스펙션 드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과거 노동집약적인 항공 MRO에서 탈피한 MRO 디지털화를 선도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인스펙션 드론이 상용화되면 정비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더욱 신속·정확하게 내려 안전 운항을 담보하는 한편, 지상 정비 시간을 단축해 항공기 운용 시간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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