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시간 벌기 끝 '비용 치를 차례'"···삼성전자 위기는 그 시작
'2025 한국경제 대전망' 통해
미중 갈등 시대 벗어나 다자 갈등 시대
중국 추격 시간 벌기 끝···중국산 쏟아
국내 산업 경쟁력 찾기 어려울 것
트럼프 당선 시 금리 인하 정책 물거품
“내년부터 미중 갈등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이득을 보는 측면이 사라지고 치러야 할 비용이 더 커질 겁니다.”
최근 실적 부진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겪는 위기를 두고 우리 나라 대표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단 삼성전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기업 전반의 문제라는 시각이 나왔다. 그간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을 이용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시간을 벌었던 우리나라로서는 이 유효기간이 사실상 끝났다는 진단이다.
추격에 밀어내기까지···중국산 초토화
부동산 시장의 경우 대출을 억제해 가계 부채 상승을 방어하고 있지만 이 역시 임시변통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국면에 접어들 경우 내수 진작보다는 가계 부채가 급증하는 역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 교수는 “가계 대출은 서울에서 늘지만 집 계약은 경기권에서 늘어난다”며 “지방과 서울은 물론이고 서울과 수도권 안에서도 양극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허 교수에 따르면 대출을 억제하는 조치로 부동산 정책 방향을 선회하면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는 이들만 집을 구매하고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대출 총량 규제외에도 허브를 통한 특별 대출이 늘어난 게 걱정”이라며 “미시적, 정책적으로 추진 방향이 바뀌는 것보다는 일관성 있게 대출 정책이 유지돼야 금리 인하도 효과를 보고 실물 경제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 시 ··· 금리 인하 방향도 원점으로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 자체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있어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내달 진행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다. 이날도 행사 시작 전부터 모인 십여명의 교수들은 미국 대선 이야기를 주 화제로 올리며 트럼프의 지지율이 소폭 앞서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근 교수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강력한 관세 정책을 시행할 것이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심화되고 달러 환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환율이 높아지면 금리를 내리기 힘든 상황이라 내수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에서 금리 인하를 정책적 도구로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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