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외국인 주민과 함께하는 일류 글로벌 도시로

2024. 10.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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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대전시 국제관계대사

단일 민족국가를 외쳤던 과거와 달리 대한민국에도 이제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들어와 있고, 이들 중 많은 수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중에서 외국인의 구성 비율이 2022년에 3.2%(225만 명)에서 2042년에 5.7%(285만 명)로 1.8배 높아질 것이라는 통계청의 전망이 이를 잘 보여준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발걸음이 바빠 보인다. 법무부는 작년 말 확정된 제4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을 통해 저출생·고령화 추세, 혁신기술 발전 등 급격한 인구·경제구조 변화에 맞는 새로운 외국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서울, 경기도, 광주, 전라남도 등이 인구·이민·사회통합 정책을 총괄하는 외국인 주민 관련 조직을 신설했다.

이렇게 변화하는 인구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가운데, 지자체도 지역 특성을 반영한 외국인 정책 추진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정책은 외국인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지만, 그 특성상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구성원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서울시가 고용노동부와 함께 추진한 외국인 가사 관리사 시범사업이 그 예라 할 수 있겠다. 대전시 또한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주민의 정주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 왔기에 외국인 정책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대전의 외국인 주민 수는 전체 시 인구의 2.5%인 3만 6435명으로 전년 대비 10.1%나 증가했다. 대전시는 급격히 증가하는 지역 내 외국인 주민들을 위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2021년 외국인주민 통합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센터에서는 한국어 교실, 법률·취업·생활 상담센터, 운전면허 교육 등으로 외국인 주민들의 지역생활 조기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주민 자신이 주체가 되는 세계인 어울림 한마당, 외국인 장기자랑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주민 봉사단(D-together)은 센터의 자랑거리인데, 대전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들은 본인들의 역량기여 및 사회 환원에 대한 의지가 높은 편이라 한다. 이들은 이주여성쉼터, 지역아동센터 등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통·번역 재능기부, 농촌 일손 돕기, 독거노인 대상 난방용품 제공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전에 사는 외국인 주민들의 이러한 활동이 활발한 이유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대전시의 특별한 외국인 주민 거주 특성 때문이다. 대전시는 이공계 및 고학력 이민자의 거주 비율이 높은 편인데, 대전의 외국인 인구 대비 유학생 비율은 25.8%로서 서울, 부산을 제치고 전국 1위라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이 매년 11월 첫째 주에 열리는 한마음 유학생 대회에는 대전의 9개 대학에서 1000여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참여해 그 뜨거운 열기를 보여준다.

우리 국민들의 이해와 공감대에 기반한 안정적인 외국인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유입-정주-사회통합'이 함께 잘 맞물려 가야 한다. 이를 위해 대전시 외국인주민 통합지원센터와 같은 유용한 정주 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매년 5월 열리는 세계인 어울림 한마당 행사처럼 시민들과 외국인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즐기고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통합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대전시는 특히 과학기술 중심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유학생 및 외국인 전문인력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특화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정책은 우수한 인재의 타 지역 유출을 방지하고, 지속적인 소통과 관리를 통해 외국인이 본국에 돌아간 뒤에도 해외 기업·경제 교류 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전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외국인 주민들과 함께 성장하며 조화로운 통합을 이뤄 대전시가 명실상부한 일류 글로벌 도시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박영규 대전시 국제관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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