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70층 랜드마크 생숙'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 추진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 오피스텔로 전환…PF조정위 조정 결과
1년6개월 넘게 미분양…용도변경 하려면 수분양자 100% 동의 얻어야

포레나 천안아산역 조감도 [한화 건설부문 제공]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정부가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의 오피스텔 용도 변경과 숙박업 신고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충남 천안의 70층짜리 대형 생숙도 오피스텔 전환을 추진한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이 충남 아산 배방지구에 짓는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은 오피스텔 용도 변경을 위해 수분양자들의 동의서를 받는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건축물분양법에 따라 건축물 사용승인 전에 용도나 설계를 변경하려면 분양받은 사람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화 관계자는 "포레나 천안아산역은 건축 계획상 오피스텔로 용도를 바꿀 때 적용되는 기준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레나 천안아산역은 전용면적 99∼154㎡ 1천166실로 구성돼 있다.

총사업비는 9천500억원이며, 2027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X, SRT 천안아산역과 지하철 1호선 아산역 바로 옆에 자리 잡는 '충청권 최고층 랜드마크'로 눈길을 끌었으나 2년 6개월 가까이 미분양 상태다.

현재 계약률은 70%가량이다.

집값 급등기에 각종 주택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틈새 상품'으로 주목받은 생숙으로 추진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2022년 4월 분양한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은 전용 99㎡ 분양가가 6억7천400만∼8억2천500만원, 154㎡는 13억6천100만∼14억2천80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높은 편이었으나 분양 당시는 생숙이 정부 규제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때였다.

정부는 생숙 투기 조짐이 나타나자 2021년 생숙의 숙박업 등록을 의무화하고,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매년 공시가격의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레나 천안아산역의 오피스텔 용도 변경은 지난 8월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 조정위원회'의 조정 결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 발주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다. 공사비 증가, PF 금리 인상으로 PF 사업 여건이 어려워지자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조정위를 가동해 공공·민간이 함께 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장의 정상화를 지원 중이다.

포레나 천안아산역 부지는 지자체가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주지 않아도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지역이지만, 전체 1천166실 중 14실이 전용면적 120㎡를 초과해 전환에 어려움이 있었다.

오피스텔 건축 기준은 전용면적이 120㎡를 초과할 경우 온돌, 온수온돌이나 전열기 등을 사용한 바닥 난방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한화는 바닥난방 설치를 제외하고는 용도 변경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기에 관련 규정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조정위원회는 특정 사업을 위해 바닥난방 설치 제한 기준을 완화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오피스텔 용도 변경에 지자체가 적극 협조할 것을 권고하는 조정안을 냈다.

용도 변경은 지자체가 심의·결정하는 사안이다.

향후 한화는 전용 120㎡를 초과한 14실 수분양자를 포함한 전체 수분양자를 대상으로 용도 및 설계변경 동의를 받아야 한다.

수분양자 100%의 동의서를 받는 일이 만만치 않기에 업계는 용도 변경에 필요한 동의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도 오피스텔, 생숙 등 비주택의 용도 변경에 필요한 동의율을 80%가량으로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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