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더 글로리’ 손지나 “연진이 엄마로 욕먹을줄 알았는데 럭키지나?”[EN:인터뷰]
[뉴스엔 김범석 기자]
지난달 시청률 15.2%로 끝난 SBS 드라마 ‘굿파트너’ 최종회에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법무법인 대정 고문인 남편에게 황혼 이혼을 신청하며 마이웨이를 선언한 배우 손지나(53)다. 작년 선풍적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연진이 엄마로 유명한 30년 차 배우. 학폭 가해자이지만 딸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불사하는 섬뜩한 모성애 캐릭터로 깊은 잔상을 남긴 베테랑이다.
▲운명처럼 만난 ‘더 글로리’ 1~4회 대본
10월 28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아세아항공 직업전문학교. 이곳에서 항공 정비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만남’이란 주제로 특강을 한 뒤 90분 인터뷰를 가졌다. ‘더 글로리’ 연진으로 나온 임지연, 신예은이 요즘 펄펄 날고 있는데 소감은 어떨까.
“너무 기쁘죠. 악역이었지만 다 제 딸들이잖아요(웃음). SBS ‘정년이’에 나오는 예은이는 사실 한 두 신밖에 안 찍어 그렇게 친하지 않아요. 1회에서 예은이를 굿당에 데려가 얼굴과 몸에 소금 뿌리는 장면이었죠. 싹싹하고 실력도 좋아 NG 없이 한 번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정년이’에서도 역시 돋보이더라고요. 기본기와 근성이 좋아 잘될 줄 알았어요.”
-임지연과는 영화 ‘인간중독’에 이어 두 번째 모녀 연기였죠? “맞아요. ‘더 글로리’ 리딩 때 지연이가 절 보고 달려와 ‘선배님, 어떻게 이런 인연이 다 있죠?’라며 서로 신기해했어요. 지연이가 ‘인간중독’ 때 신인인데 노출신이 있었잖아요. 당시 김대우 감독님이 민망하셨는지 저한테 지연이 옆에서 조언과 멘탈 관리를 부탁하시기도 했죠.”
-‘더 글로리’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김은숙 작가님 1~4회 대본을 받았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대본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인물에 빠져들더라고요. 읽는 내내 온몸에 소름이 여러 번 돋았어요. 작가님 글은 단어 하나하나 밀도감이 굉장해요. 역할과 캐릭터에 동화되지 않으면 쉽게 연기할 수 없는 묘한 마력이 있어요. 첫 미팅 때 ‘비밀의 숲’ 안길호 감독님이 무속에 대한 거부감 등을 점검한 뒤 캐스팅이 확정됐죠.”
▲이대 독문과 연극 동아리로 시작한 연기
그러나 호사다마일까. 유복하게 자란 손지나는 ‘더 글로리’ 첫 촬영 날 투병하던 어머니가 소천하는 비극을 겪는다. 애도가 채 끝나기도 전 이번엔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시어머니 사망과 이혼, 부모님과의 사별이 모두 2년 안에 찾아왔다.
“민폐 안 끼치고 나름 열심히 살았는데 세상이 왜 저한테 이럴까 원망 많이 했죠. 그때 면역 체계가 망가져 몸도 너무 아팠고요. 간신히 정신줄 잡고 ‘더 글로리’에 매진했죠. 4계절을 배경으로 해 거의 1년간 찍었거든요. 당시 집에 가만히 있으면 미칠 것 같았는데 연기와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됐어요.”
이화여대 독문과 출신인 손지나는 연기와 무용에 매료돼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공연예술을 전공했고, 졸업 후 유시어터 4기로 입단했다. 처음 얼굴을 알린 건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에서 노름꾼 제비(박원상)에게 돈을 뜯기는 술집 마담 역이었다. 이후 영화 ‘백야행’, ‘사물의 비밀’에선 과감한 노출 연기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사물의 비밀' 여주 장서희와는 창문여중 동창인데 요즘도 연락하며 지낸다.
“이대 독문과 연극반 시절, 저희 공연을 보고 ‘감동 받았다’며 한 외대 복학생이 학보에 만원짜리 지폐 5장을 넣어 보낸 거예요. 당시 하숙비가 30만 원쯤 됐으니까 꽤 거금이었죠. 연기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이거다' 싶었죠.”
인간 심리에 관심이 많아 틈만 나면 그림, 전시, 무용극, 박물관을 다니며 영감받는 걸 즐긴다. 20대 독일 어학연수 시절 배낭 메고 유럽 구석구석 다녔지만, 요즘엔 담양, 제주도 같은 국내 여행지가 더 좋단다. 여전히 세계사, 신화에 매혹돼 관련 책이나 영상을 보면 밤을 꼴딱 새우기도 한다. 호기심이 풍부한 탐험가 기질이다.
▲아버지에게 바친 멜로 영화 ‘하우치’ 개봉 앞둬
인터뷰 도중 예능프로 섭외 전화가 걸려와 중간중간 대화가 끊겼다. 11월 13일 개봉하는 멜로 영화 ‘하우치’(김명균 감독) 홍보 일정이었다. 중국어로 ‘맛있다’는 뜻의 ‘하우치’는 유시어터 입단 동기인 배우 지대한과 호흡을 맞춘 첫사랑 영화다. 둘의 20대 연기는 걸스데이 유라, ‘제빵왕 김탁구’에 나온 오재무가 각각 맡았다. ‘건축학개론’ 같은 이야기일까?
“저희끼리는 제2의 ‘파이란’이라고 말해요. 가장 순수했던 시절, 동네 중국집 누나와 한 살 차이 고딩의 사랑 얘기거든요. 세월이 흘러 어쩌다보니 둘 다 외롭고 쓸쓸한 중년이 됐는데 재회하며 벌어지는 눈물 버튼 영화에요. 치정은 절대 아니고요(웃음).”
그는 “대한 오빠가 어느날 ‘깡패, 사채업자 역할 지겹다’며 ‘지나야, 우리도 감동 멜로 한번 찍어보자’고 제안해준 고마운 작품”이라고 했다. “오빠 지인들이 십시일반 투자해줘 완성된 따뜻한 힐링 무비”라고 덧붙였다. 비겁하고 찌질하게 살던 남자가 애틋한 첫사랑과 재회하며 자신과 세상을 돌아보고 화해하는 ‘즐겁고 맛있는 인생’이란 뜻에서 ‘하우치’라는 제목이 붙었다.
“외항선 타던 아버지가 영화광이셨는데 돌아가시기 직전 집에서 1차 편집본을 모두 모여서 같이 봤어요. 다 보신 후 '애썼다'며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부산 남자라 무뚝뚝하신데 엄마 가시기 전 ‘고생했어요. 사랑합니다’라고 뒤늦게나마 고백해줘서 다들 뭉클했죠. 인생도 무대처럼 등장과 퇴장이 있잖아요. 어떻게 잘 퇴장하느냐도 무척 중요하므로 오늘도 열심히 즐겁게 삽니다(웃음).”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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