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400조 쩐의 전쟁"… 보험사, '다크호스'로 떠오른다

전민준 기자 2024. 10. 30.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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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원 퇴직연금 시장의 본격적인 '머니무브'가 시작된다.

오는 31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가입자들은 수익률이 높은 상품으로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다.

이달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가입자가 보유한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사로 갈아탈 수 있는 '실물이전' 서비스를 시행하는 가운데 보험사들도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동참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시행으로 보험사들이 당장 수혜를 입을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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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전쟁' 퇴직연금 머니무브]⑩ 시스템 고도화 등 추진… 금융당국, 취급 상품 확대 검토
[편집자주] 400조원 퇴직연금 시장의 본격적인 '머니무브'가 시작된다. 오는 31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가입자들은 수익률이 높은 상품으로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82조4000억원으로 은행이 198조원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금융투자업계가 86조7000억원, 생명보험 78조4000억원, 손해보험 14조8000억원 순이다. 안정적인 연금 운용을 원하는 가입자는 은행,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가입자는 증권사로 이전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금융회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험사들이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시행에 참여한다. 보험사들은 퇴직연금 시장 성장 잠재력에 주목, 해당 서비스 차별화를 고민하고 있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이달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가입자가 보유한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사로 갈아탈 수 있는 '실물이전' 서비스를 시행하는 가운데 보험사들도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동참한다. 퇴직연금이 노후준비와 자산관리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성장잠재력이 커진 만큼 보험사들도 해당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생명보험사 10곳(한화·교보·신한라이프·미래에셋·동양·흥국·하나·DB·푸본현대생명·IBK연금보험과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롯데손보) 등 총 15개사가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를 시행한다.

삼성생명 경우 전사적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을 사유로 내년 4월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이 이번에 내놓는 차세대 실물이전 서비스는 기존 언번들형 계약(사용자가 운용·자산관리업무를 각각 다른 사업자로 지정하는 형태), 상품제공업무 외 신탁계약까지 확대하는 게 골자다.

미래에셋생명을 포함한 일부 보험사들은 올해 12월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퇴직연금 실물 이전 시스템을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이번 고도화 작업은 사용성·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UX(사용자경험)을 개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 말 적립금 기준으로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400조793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보험사는 93조2654억원(23.31%)로 은행(52.56%)에 비해 29.25%포인트 낮다. 증권사(24.31%)와 비교했을 땐 1%포인트 낮은 수치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시행으로 보험사들이 당장 수혜를 입을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물이전 대상에서 퇴직연금 상품 중 보험계약형태로 이뤄진 상품과 디폴트(사전지정운용)상품 등 두가지는 빠졌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사가 보유한 퇴직연금 대부분은 실물이전 대상이 아닌 보험형 자산관리계약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중장기적으로 이번 실물 이전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상품을 실물이전이 가능하도록 검토하는 중이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입지가 다른 금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사들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실제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8조5902억원으로 보험권을 넘어 전체 금융권에서 1위였다.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2조8000억원으로 보험권 2위이자 전체 금융권에서는 11위를 차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실물이전 서비스 상품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당장 두각을 내긴 어려울 수도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 금융당국이 서비스 적용 대상을 확대하면 보험사들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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