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안정화" vs "재점화 가능성"…'금리인하 첫발' 금통위
"선행지표상 (가계부채의) 안정화 증거가 충분했다."(이수형 금통위원)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주택가격 상승세를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장용성 금통위원)
2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제19차 금융통화위원회(10월11일) 의사록'을 보면 대다수의 금융통화위원들이 안정된 물가상승률과 수도권 주택가격·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등을 근거로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개진했다.
장용성 금통위원은 금리를 내렸을 때 주춤했던 주택가격 상승세를 재점화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금통위는 이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내렸다. 3년2개월 만에 '피벗'(pivot·정책기조 전환)이다.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장용성 위원 1명만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이수형 금통위원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내수 회복이 더디기 때문에 '인하' 의견을 낸 것은 아니고 자체 개발한 선행지표상 (가계부채의) 안정화 증거가 충분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시장 과열이)식을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선행지표상 안정화 증거가 충분했기 때문에 (금리를) 움직였다"고 말했다.
의사록을 보면 또다른 금통위원도 "수도권 주택가격은 최근 상승 모멘텀이 약화됐고 주택담보대출도 그동안의 높은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다만 그간의 과열 양상이 확실하게 진정되고 있는지는 추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2%를 밑돈 물가상승률도 인하 결정에 주된 근거다. 한 금통위원은 "근원물가의 기조적 하방 흐름에 더해 소비자물가도 상승 압력이 크게 축소됐다"며 "완연하게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다른 위원도 "물가가 목표수준에 안정적으로 수렴 중이고, 고물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높아진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더딘 내수 경기 회복도 금통위원들이 꼽은 금리인하 결정의 이유다. 한 위원은 "국내경제는 완만한 회복 흐름을 나타내겠지만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위원도 "8월 금통위 이후 내수 회복세가 더디고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건설 경기 부진을 포함한 미약한 내수, 일부 취약 부문의 높은 연체율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의 환경이 충분히 조성됐다"면서도 "다만 수도권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가계부채 확대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주택가격 상승세를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가격과 가계부채의 추이를 좀 더 확인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대다수의 금통위원들은 금리인하 의견을 개진하면서도 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 위원은 "가계부채는 거시건전성 정책 영향으로 향후 증가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우려는 여전히 크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경기와 물가를 고려하면서 가계부채 상황을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과거보다 금리인하의 내수증진 효과가 제약적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금융여건 완화 시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이번 금리인하의 효과 등을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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