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핵심 기술-소재 개발해 공급망 안정화
하지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극복하지 못하면 글로벌 공급망의 교란을 야기하는 미중 갈등, 중동 분쟁 격화와 같은 통제 불능의 외부 영향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AI 반도체가 급부상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체질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1등이라는 성적표를 거머쥐고도 반도체 업계가 안주할 수 없는 이유다.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인 첨단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정부는 그간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2022년 7월), 국가 첨단산업 육성전략(2023년 3월) 등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한 테스트베드로서 첨단반도체기술센터 구축, 기술 선도형 연구개발(R&D) 확대, 소재·부품·장비 금융지원을 위한 반도체 생태계 기금 신규 조성 등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자립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주식회사 시노펙스는 글로벌 경쟁사(일본 T사) 대비 공기 투과도가 18%가량 우수한 평균 섬도(굵기) 500㎚대, 평균 기공 4.8㎛의 부직포 원자재 제조 기술을 확보해 기술 자립화에 성공했다. 또한 70㎚ CMP 슬러리 필터 및 모듈 개발까지 완료해 국내 수요 기업에 초도 양산품 공급 등 빠르게 국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무어의 법칙은 완전히 끝났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말처럼 반도체는 공정 미세화의 한계에 부딪혔다. 2년 주기로 반도체 칩의 집적도가 2배가 된다는 반도체 업계의 가설을 정면 부정한 셈이다.
무어의 법칙 종말에 대한 돌파구로 떠오른 것이 바로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미세화 한계뿐만 아니라 AI 기술 발전에 따른 고성능·다기능·저전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개별 칩들의 단일화가 요구되면서 반도체 첨단 패키징이 곧 반도체 업계의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다만 국내 반도체 생태계는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상당히 취약한 것이 뼈아픈 현실이다.
반도체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산업부는 발 빠르게 첨단 패키징 기술 역량 강화에 서두르는 모양새다. 특히 ‘반도체 첨단 패키징 선도기술개발 사업’이 올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내년부터 7년간(2025∼2031년) 추진될 예정이다. 동시에 독일 프라운호퍼, 미국의 퍼듀대 등 해외 반도체 전문 연구 기관과 국제 공동 R&D를 통해 반도체 후공정 첨단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한 사업 역시 올해부터 추진 중에 있어 반도체 초격차 역량 개발에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사업을 전담하는 산업부 산하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전윤종 원장은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의 경쟁력이 곧 반도체 기술 초격차의 가늠자이다”며 “첨단 패키징 선도 기술이 현재 답답한 흐름의 반도체 산업에 돌파구가 될 것이다.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치열한 기술개발과 정부의 첨단 반도체 R&D 사업이 시너지를 발휘해 흔들림 없는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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