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려아연 기술 유출, 그 수챗구멍을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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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은 재계 서열 28위다.
"투기 회사들이 돈만 놓고 보면 고려아연에서 팔아먹을 기술이 매우 많다. 몇 천억원짜리 기술도 있다. 그런 기술이 공정마다 수백개 존재한다." 이런 평가에 이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는 없다.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핵심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가고 산업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의 기술력도 유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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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은 재계 서열 28위다. 최근 3년간 연매출 7조~9조원이다. 현재 기준 시총이 10위권에 올라 있다. 세계 아연시장 점유율 1위다. 규모에서 보더라도 국내 핵심 기업이다. 이 존재감을 몇 배 더하는 가치가 있다. 바로 세계를 석권하는 기술력이다. 친환경 제련 기술력이 세계 최고다. 친환경 기술은 제련술의 핵심이다. 석유, 철강과 함께 오염물질 배출 해결 기술력이 생명이다. 고려아연은 폐기물에서 금, 은, 동을 뽑아낸다. 100% 가까운 자원화다.
1990년 중반부터 이 재처리 기술을 사용했다. 금속 회수, 잔재 처리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이 기술력의 가치를 설명한 전문가의 말이 있다. “투기 회사들이 돈만 놓고 보면 고려아연에서 팔아먹을 기술이 매우 많다. 몇 천억원짜리 기술도 있다. 그런 기술이 공정마다 수백개 존재한다.” 이런 평가에 이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는 없다. 이런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영풍과 다툰다. 우리의 관심은 기술력 유출이다.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들의 선언이 있었다. 단체 사직을 예고하는 충격적인 발표였다. 부회장을 포함한 기술인력 20명이 함께했다.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핵심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가고 산업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인된 기술력의 주인공들이 함께 낸 목소리다. 분쟁 상대방은 즉시 반박했다. 핵심 기술 유출이나 중국 매각 가능성은 억측이라고 밝혔다. 양측 주장 어느 것도 맞다고 단언할 수 없다.
대신 우리에겐 생생히 남은 과거의 예가 있다. 기술력을 지닌 국내 기업을 무너뜨린 기업 사냥의 결말이다. 종국적 타깃은 늘 기술이었다. 해외로의 매각 역시 정해진 순서와도 같았다. 쌍용차가 그랬다. 중국 상하이차가 경영권을 가져갔다. 국내 첨단 자동차 기술이 뭉텅이로 넘어갔다. 껍데기가 인도 자본으로 갔다. 국가 자산인 기술 유출과 이윤 착취의 역사다. 쌍용차 역사는 경기도민이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했다.
기술 유출을 걱정하는 근거는 분명하다. 무수한 기술력 기업의 역사가 명백하다. 고려아연의 기술력도 유출될 것이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우려하는 게 합리적인 경험칙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비상이다. 이 위기를 버티는 것도 기술이다. 세계 3위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이다. 세계 5위 현대차, 자동차 기술이다. 세계 1위를 지켜온 고려아연, 50년 제련 기술이다. 이 기술이 흘러 나갈 수챗구멍을 막아야 한다.
그 파국적 수챗구멍이 경영권 상실에서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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