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P 온오프 독자 20만명 구독 취소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4. 10. 30.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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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후보 없음” 발표 후폭풍
간부·고참 기자들 잇따라 사표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25일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지지 후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후폭풍이 거세다. 이 같은 방침에 반발해 독자 수십만 명이 구독을 취소했고, 편집위원회 간부들이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주(社主)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신문 칼럼을 통해 이 같은 방침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28일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WP가 지지 후보가 없다고 밝힌 뒤 사흘이 지난 이날 정오까지 20만명이 넘는 독자들이 구독을 해지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250만명의 온오프라인 독자 중 약 8%가 이탈한 것이다. 마커스 브로칠리 전 WP 편집인은 NPR에 “이는 엄청나게 큰 숫자”라며 “문제는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당초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지지 사설 초안을 작성했지만 최종적으로 실리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서는 2013년 WP를 인수한 베이조스가 배후로 지목됐으며, 전현직 기자들 사이에서는 그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WP가 ‘지지 대선 후보 없음’ 방침을 발표한 당일에 베이조스의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의 데이비드 림프 최고경영자가 트럼프와 만난 것도 논란이 됐다.

신문을 대표하는 고참 기자들이 지지 후보 없음 결정에 항의해 잇따라 직위에서 물러나고 있다. WP 등에 따르면 올해 퓰리처상을 받은 데이비드 호프먼을 비롯해 몰리 로버츠, 밀리 미트라 등 고참 기자들이 편집위원회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호프먼은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독재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이 위험한 순간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은 견딜 수 없고 비양심적”이라고 했다. 로버츠는 “우리의 침묵은 바로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로버트 케이건 총괄편집인과 칼럼니스트 미셸 노리스도 사의를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베이조스는 이날 WP 홈페이지와 신문 지면에 ‘불편한 진실:미국인들은 뉴스 미디어를 믿지 않는다’는 칼럼을 싣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언론사의 지지 표명은) 선거 판세를 뒤바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언론사가) 독립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한) 이번 결정은 (트럼프) 캠프나 후보 측과의 대가성 거래 없이 전적으로 내부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트럼프 눈치를 봤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블루오리진 CEO와 트럼프의 회동이 지지 후보가 없다고 발표한 날에 진행된 것에 대해선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사안”이라며 “뒤늦게 알고 나서 (트럼프 측과 거래했다는) 프레임을 뒤집어쓸 수 있겠다 싶어 한숨이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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