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천하’ 흔드는 빅테크… 메타도 자체 검색엔진 개발
구글이 더 이상 인터넷 검색의 대명사가 아닌 날이 오는 것일까.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정보를 검색하는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구글의 검색 서비스에 의존하던 기존 빅테크들까지 자체 검색 엔진 구축에 나섰다. 특히 구글이 미국에서 검색 분야 독점 기업이라는 판결을 받고, 사업 강제 분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타, 자체 검색 엔진 개발
28일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인 메타가 구글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검색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메타의 주요 서비스에 탑재된 ‘메타AI’ 챗봇에 자체 검색 엔진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뉴스·스포츠·주식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정보를 소셜미디어 안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의 메타AI는 구글과 MS의 검색 엔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메타AI에서 ‘오늘 애플 주가를 알려줘’라고 요청하면 답변과 함께 주가 동향을 알려주는 구글 웹페이지를 참고 링크로 제공한다. 디인포메이션은 “메타의 AI 검색 개발은 구글, M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양사가 메타AI에 검색 엔진을 제공하는 계약을 중단할 경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자체 엔진 개발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메타의 이 같은 ‘기술 자립’ 움직임은 지난 7월 가시화됐다. 당시 메타는 웹 크롤러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웹 크롤러는 인터넷을 자동으로 탐색하는 기술이다. 메타는 웹 크롤러 개발에 대해 “AI 모델을 훈련하거나, 제품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 웹사이트에 접근한 후 각종 내용을 쓸어 담고 데이터베이스로 구성하는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뉴스 검색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7일 로이터통신과 콘텐츠 사용 계약을 맺었고, 구글 지도와 경쟁할 수 있는 위치 데이터도 구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도 ‘AI 올인’으로 대응
구글 검색에 위협이 되는 ‘AI 검색’ 서비스도 급증할 전망이다. 오픈AI가 지난 7월 개발 중이라고 밝힌 검색AI ‘서치GPT’는 이르면 올해 연말에 챗GPT에 통합된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MS도 구글에 맞서기 위해 지난 7월 ‘빙 생성 검색’을 공개하고, 현재 일부 전문가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검색을 전면에 내세운 스타트업 퍼플렉시티AI는 최근 투자 유치로 기업 가치가 올 초 대비 15배 늘어난 80억달러로 올라갔다.
이처럼 AI 검색이 늘어나면서 구글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91.58%에 달했던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올해 9월엔 90.01%로 내려앉았다. 테크 업계에선 이 추세대로 갈 경우 구글의 철옹성 같았던 ‘90%의 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색 시장을 사수하려는 구글의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구글 렌즈’ 서비스에 AI 답변 기능을 추가한 구글은 28일에는 AI 검색 서비스 ‘AI오버뷰’를 글로벌 100국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선출시해 영어로만 사용 가능했던 AI 검색 서비스를 다양한 언어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은 여전히 대상국에서 빠진 상태다. AI오버뷰는 미국 출시 당시 웹사이트의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엉뚱한 답변을 하는 등 오류를 보이기도 했다. AI검색 시장 선점이 급한 구글이 서비스 완성도보다는 출시와 확대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구글이 검색 시장 지배력 유지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검색 광고로부터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검색 시장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하고, 최악의 경우 사업 분할의 위기에 몰릴 수 있는 구글 입장에서는 챗GPT·메타AI 등으로 검색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면 수익에 이중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당장 AI 검색이 기존 구글 검색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십 수년간 경쟁 상대가 없던 구글 검색에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글도 AI 검색 중심의 구조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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