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투약 실형' 유아인, 항소심서 선처 호소···"악의적 아니었다"

檢 "대마수수 및 대마흡연교사 무죄 부당"
유아인 측 "신체적·정신적 힘든 극한 상황"

연합뉴스

[서울경제]

배우 유아인 측이 마약 상습 투약 혐의에 대해 악의성이 없었다며 1심 선고에 항소한 이유를 밝혔다.

29일 오전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제5형사부 심리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를 받는 유아인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진행됐다.

유아인은 구속 상태에서 법정에 섰다. 이날 검찰은 “원심에서 (유아인에게) 일부 무죄 선고한 부분에 대해 사실 오인, 법리 오해와 양형 부당으로 항소한다”고 항소한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유아인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구형에 못미치는 징역 1년을 선고받자 “장기간에 걸쳐 대마, 프로포폴, 졸피뎀 등 여러 종류의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매매·투약하고, 사법 절차를 방해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교사하는 등 범죄가 중대함에도 검찰의 구형인 징역 4년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형량이 선고됐다”며 항소했다.

유아인 변호인은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으로 항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대체로 사실 관계를 인정한다. 그런데 타인이 미리 발급받은 처방전으로 투약을 했다는 부분 등 의료용 의약법에 관련한 판단에 법리적인 오해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양형 부당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이 여러 규정이나 (법의) 허점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위반한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한에 몰린 상황에서 수면마취제에 대한 의존성 생겼다. 수사 개시 이전부터 개선하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해 해결하려 노력해왔고 실질적으로 (효과도 있었다). 수면마취제 의존에서 상당히 벗어나있다. (실형을 선고한) 원심이 부당하다”고 실형이 무거운 형이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부분 중 대마 수수 및 흡연 교사에 대해 언급하며 “대마를 김우준(헤어몬)에게 건네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이에 검찰은 “유아인으로 보고 기소했다”고 답했으나 유아인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직전 건네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최근 김우준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과) 겹치는 부분이 있으니 검찰 측과 변호인이 확인해보고 판결문을 증거로 신청할 수 있다면 신청하라”고 요구했다.

공범인 최씨에 관해 검찰은 공소장 변경과 증인 심문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을 위해 속행할 것”이라며 “증인 심문 여부는 다음 기일에 결정하겠다. 증인 심문을 하지 않게 되면 다음 기일에 종결, 증인을 채택하면 한기일 더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1월 19일 오전 11시 30분에 진행된다.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레미마졸람 등 4종의 의료용 마약류를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타인 명의로 44차례에 걸쳐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처방받아 매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도 공범인 지인 최모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이를 목격한 유튜버 헤어몬(본명 김우준)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헤어몬은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현행법상 형이 확정되지 않은 피고인의 경우 2개월간 구속 가능하며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2개월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지난 18일 재판부 유아인의 구속 기간을 2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남윤정 기자 yjna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