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윤의어느날] 우산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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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에서 나는 도넛과 커피를 먹고 있었다.
나도 친구와 대전에 가서 빵을 사 온 적이 있었다.
나는 11시10분쯤 광명역에 도착해 손을 씻은 후 도넛가게로 들어갔다.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커피를 한 잔 더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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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1시10분쯤 광명역에 도착해 손을 씻은 후 도넛가게로 들어갔다. 달콤한 냄새를 맡으며 포항에서 만날 사람과의 약속 시간을 조정했다. 계획보다 두 시간쯤 늦게 포항에 도착하겠지만 5시에 진행될 행사에는 늦지 않을 것이다. 입석표를 예매했지만 기차가 출발할 때쯤 나 같은 사람이 포기한 표 덕분에 좌석을 얻게 되겠지. 모든 게 다 자연스럽게 흘러갈 거고 이 일은 해프닝에 불과해져 누군가와 대화할 때 불현듯 끌려 나오게 될지 모른다. 그때 내가 기차를 놓친 적이 있거든. 누군가 나도, 하며 동조할 테고 우리는 우리가 놓친 것들에 대해 떠들어대겠지. 그런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커피를 한 잔 더 주문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포항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읽었어야 할 책을 기차역에서 읽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포항에서 온 연락 덕분에 아쉬운 마음이 깨끗이 가셨다. “포항은 지금 비바람이 몹시 거셉니다. 우산 있으신가요?”
안보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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