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에 저성장까지…편의점 업계, 돌파구 안간힘
전국에 편의점만 5만개…외형 확장 어려워져
오프라인 점포망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 골몰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시장 포화와 소비 위축 영향으로 편의점 업계에도 저성장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전국에 깔린 점포수가 5만개를 넘어서며 성장성은 급격히 둔화됐고 최근에는 수익성마저 정체되는 분위기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본업 외 오프라인 점포망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의 부진 속에서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편의점 수익성이 최근 정체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5만개가 넘는 점포가 생기면서 외형 확장이 어려워진 데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소비 침체까지 겹쳐 편의점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편의점협회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수는 5만5580개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2만6000개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넘게 늘어났다. 편의점이 많은 국가 중 하나인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1인당 매장 밀집도로 따지면 일본보다 더 많은 축에 속한다.
상황이 이렇자 코로나19 팬데믹, 온라인 쇼핑 증가, 이커머스 공세 등 온갖 악재 속에서도 성장가도를 달리더 편의점도 정체기에 들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2.7%에 그쳤다. 지난해 전체 성장률이 8.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곡선이 꺾인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들이 그동안 외형 확대에 집중한 결과 전국적으로 점포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이제는 점포를 늘려 매출을 키우는 방식이 한계에 이른 만큼 수익성을 개선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편의점들은 전국에 깔린 점포망을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사업에 골몰하는 상황이다. GS25는 전기이륜차의 배터리 교체 거점으로 편의점을 활용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점포 중 400곳을 전기이륜차 배터리 교환 시설로 사용 중이다. 최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 독립기업인 '쿠루'와 손잡고 플러그형 충전 방식이 아닌 배터리 자체를 교환하는 방식의 충전 시설까지 구축했다. 충전식보다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용이 늘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배터리 교환 건수는 10만 건을 넘어섰다.
GS25는 전기이륜차 충전 또는 배터리 교체를 위해 점포를 이용하는 고객이 편의점 수요로 이어지는 효과를 노렸다. 이를 위해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시설을 내년에는 주요 광역시 중심으로 1000여 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형곤 GS리테일 서비스상품팀 MD는 "고객의 편의 증대와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전기이륜차 배터리 교환, 전기자동차 충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광고와 택배업, 전자상거래업 등을 하고 있는 BGF네트웍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BGF리테일은 택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매출의 60% 이상이 편의점 택배에서 나오는 BGF네트웍스를 활용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BGF네트웍스 편입 이후 CU는 택배기사가 집 앞까지 찾아가는 '방문 택배'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간이 부족해 편의점에 직접 가서 택배를 접수하기 어렵거나 한 번에 여러 건의 택배를 보내는 수요를 노렸다.
프리미엄 서비스이지만 방문 수거라는 특성을 활용해 택배 건수가 많을수록 비용은 저렴해지도록 했다. 5kg 택배를 3건 보낼 경우 업계 평균 대비 최대 6300원 싼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연정욱 BGF네트웍스 대표는 "이번 방문 택배 서비스는 전문 택배사가 아닌 편의점 회사가 택배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접근성과 편의성을 더욱 높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CU가 이처럼 택배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편의점의 높은 접근성으로 서비스 이용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CU의 전체 택배 서비스 중 알뜰택배 비중은 지난 2021년 8.2%, 2022년 15.8%, 2023년 25.3%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알뜰택배 건수는 전년 대비 30.3% 증가했다.
점포 확장 외 수익성을 늘리기 위한 방도가 절실해진 편의점 업계는 당분간 신사업 시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단순히 물건만 구매하는 곳이 아닌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며 "전국 점포망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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