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의 다리 긁기’ 與 총선 백서… 통절한 반성 없인 개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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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총선 백서 특별위원회가 4·10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한 백서를 28일 발간했다.
집권 여당으로 헌정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하고도 선거 끝난 지 201일 만에야 늑장 발간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267쪽짜리 백서 어디에도 '마지막 기회'라는 백서의 제목에 담긴 절박함이나 '금기와 성역 없이 패인을 담겠다'던 당초 다짐에 걸맞은 내용이 없다.
백서가 꼽은 8가지 패인 중 첫 번째는 '불안정한 당정 관계로 국민적 신뢰 추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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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가 꼽은 8가지 패인 중 첫 번째는 ‘불안정한 당정 관계로 국민적 신뢰 추락’이다.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호주대사 임명, 시민사회수석 발언 논란, 의대 정원 정책, 대파 논란 등이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지만 당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당정 모두를 비판했다. 의대 정원 문제도 “당 지도부가 모든 의제를 열어놓고 대화할 것을 대통령실에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나머지 7가지 패인은 비례대표 공천 문제, 조직 운영의 비효율성, 효과적인 홍보 콘텐츠 부재 등 모두 당에 책임을 돌리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지난 총선은 대통령실에서 터져 나온 온갖 악재들이 당락을 좌우한 선거였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이는 백서 말미에 첨부한 총선 후보자와 보좌진, 당직자와 출입기자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이종섭 황상무 이슈’ ‘대파 논란’ ‘김건희 여사 이슈’ ‘해병대 채 상병 이슈’ ‘의대 정원 확대’가 ‘당정 관계 이슈’보다 선거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도 패인 분석에서는 대통령의 일방적 정책 추진이나 소통 문제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김 여사도 성과 이름 없이 ‘여사’로 한 번 거론했을 뿐이다. 남의 다리 긁기 식 패인 분석에 누가 시원해할까.
백서 특위 측은 “백서 집필 과정에서 ‘한동훈 책임론’과 ‘윤석열 책임론’ 공방이 벌어지면서 정쟁의 소재가 되지 않도록 기술했다”고 해명했다. 패배한 승부를 복기하는 작업은 원래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래도 하는 이유는 통렬하게 평가하고 처절하게 반성해야 개선할 수 있고 승리를 위한 제대로 된 전략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지고도 왜 졌는지 모르거나 모른 척하는 정당을 누가 신뢰하고 또 찍어주려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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