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손잡고 가족여행인 척"...필리핀에서 '30만 명분' 마약 밀수입
7, 8살 아이와 함께 '가족여행' 가장해 마약 밀수입
'30만 명 투약분' 필로폰·케타민 들여와 전국 유통
1g씩 포장해 '던지기'…경찰 확인 은닉장소만 71곳
[앵커]
필리핀에서 마약을 대량으로 몰래 들여와 유통한 혐의를 받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모두 30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을 밀수입했는데, 공항 검색을 피하기 위해 가족 여행인 것처럼 꾸몄습니다.
유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경주에 있는 야산 둔턱을 파봤습니다.
풀뿌리 마냥 흰색 봉지가 덩어리째 줄줄이 나옵니다.
모두 마약입니다.
30대 남성 A 씨 등이 필리핀에서 마약을 밀수입 한 뒤 감춰둔 겁니다.
대담하게 배낭째 넘겨받아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다정히 아이들 손을 잡고, 평범한 가족여행처럼 꾸며 필리핀을 오갔습니다.
[박원식 /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2과장 : 마약 수사를 하면서 가족여행을 가장하여 가족과 함께 해외로 나가 마약류를 들여오고 국내 유통한 것을 직접 확인한 사례는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필로폰 6.6kg과 케타민 803g, 30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마약을 몰래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기도와 충청도, 경상도 등 사실상 전국에 유통망을 갖추고, 1g씩 포장해 팔아왔습니다.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쓴 건데, 아파트 배전함 등 경찰이 확인한 은닉 장소만 70곳이 넘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미처 유통하지 못한 필로폰 3.2kg과 케타민 803g을 압수했습니다.
또 A 씨와 아내가 주식 투자 사기에 연루된 것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범행을 지시한 총책이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것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습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 마약류로 인해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24시간 마약류 중독 상담 전화 ☎1342, 중독재활 상담 전화 ☎02-2679-0436~7 등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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