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30일 이사회…자사주, 우리사주에 넘긴다
MBK·영풍 "업무상 배임" 반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30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약 1.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이나 혹은 무상으로 지분을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MBK파트너스는 이 방안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긴급 소집했다. 업계에선 최 회장 측이 이사회에서 신탁계약을 통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우리사주에 처분하는 내용을 의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28만9703주(약 1.4%)를 간접 보유 중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리사주에 넘기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MBK·영풍 연합과 지분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최 회장은 우리사주를 활용하면 우호 지분을 더 늘릴 수 있다. 기존 34.05%에서 베인캐피탈이 공개매수를 통해 인수한 1.41%, 우리사주에 넘길 자사주 1.4%를 더해 총 36.86%까지 높아진다. MBK와 영풍 측이 확보한 38.4%에 약 1.5%포인트 차이로 근접한다.
MBK 측은 고려아연 경영진이 우리사주 측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넘기면 배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주가가 워낙 치솟은 상황이어서 종업원들이 이를 매입하기는 쉽지 않다. 최 회장 측은 이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넘기거나 우리사주가 매입할 수 있도록 재무적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조계에서도 배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법원은 2004년 신한종금 경영권 분쟁 판례에서 “주주 간 지분 경쟁 상황에서 경영권 유지를 위해 종업원지주제를 활용하는 행위는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고려아연이 우리사주 활용 방안을 강행하면 기관투자가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뒤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차준호/ 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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