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이태원 참사 추모제 불참…“유족 측서 안 오길 원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아”
행안부 “유가족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만날 것”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29일 오전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원내대표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국회 추모제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제에 불참했다. 이 장관 측은 "유족 측에서 참석을 원치 않았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29일 행안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 외에 별도의 외부 일정을 갖지 않았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정치인 6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유족 측에서 장관의 참석을 강하게 반대한다는 이유로 추모제에 참석하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유가족협의회 측에서 정부 측 인사는 참석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해왔다"며 "유가족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만날 것이고 금번 추모식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故이주영씨의 부친이자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인 이정민씨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상민 장관을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이 장관이 추모제에 온다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10월2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 추모대회에도 불참했다.

앞서 이 장관은 2022년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당시 재난 예방과 수습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 장관으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유족들과 야당의 질타를 받아왔다.

당시 이 장관은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던 것은 아니다",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는 등의 책임 회피 발언을 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이 장관은 공식 사과했다.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켜 이 장관의 직무가 약 5개월 정도 정지되기도 했다. 이 장관은 헌법재판소가 탄핵 소추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지난해 7월 업무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