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여성 숨지게 한 60대 뺑소니…‘술타기’ 정황 포착

박주영 기자 2024. 10. 29. 16: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고 10시간만에 검거했으나
”사고 이후 편의점에서 마셨다”
부산 사상구 감전동 사상경찰서 전경. /사상경찰서

70대 여성을 치는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6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되기 전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 마시는 등 사고 당시 음주 상황을 숨기려 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29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5시쯤 부산 사상구 강변대로에서 60대 남성 A씨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여성 B씨를 치고 도주했다. 뒤따라오던 다른 SUV도 B씨를 친 뒤 달아났고, 이 사고로 B씨는 숨졌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오후 2시50분쯤 A씨를 회사에서 검거했다. 당시 음주 여부를 측정해보니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단속 기준(0.03%) 이하였다. A씨는 경찰에서 “사람을 친 사실을 몰랐다”며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고 오전 9시쯤 편의점에서 산 술을 절반쯤 마신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오전 5시쯤 사고를 낸 뒤 회사로 출근해 일하다 오전 9시쯤 직장과 1.3㎞ 떨어진 편의점에서 소주를 구입해 회사로 돌아왔다. 그러나 A씨가 구입한 소주를 마셨는지는 방범카메라(CCTV) 영상 등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편의점에서 구입한 소주를 마신 양이 확인되면 사고 당시 음주 정도를 가늠할 변수가 좀 더 많아지고, 마신 게 아니라면 사고 당시 음주량을 추산해내기가 더 용이해진다”며 “어느 경우든 A씨의 음주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다각도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음주 상태에서 사고를 낸 것을 숨기기 위해 사고 후 고의로 술을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 수법을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음주 운전이 의심되는 상황이라 이를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술타기’ 는 올해 5월 발생한 가수 김호중 음주운전 사고 이후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음주운전 적발 후 술타기 수법을 모방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를 막기 위한 이른바 ‘김호중 방지법’이 국회에 발의돼 있기도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