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아래 췌장 조직 심어 당뇨병 치료한다

UNIST, 3D프린팅 '췌도 이식체' 개발
피하조직에 이식… 수술 부담·합병증↓

피하조직에 이식하는 췌도 이식체를 개발한 UNIST 강현욱(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 교수, 김민경 연구원, 신지영 연구원, 허준호 연구원(제1저자). UNIST 제공

피부 아래에 췌장 조직을 이식해 혈당을 조절하는 새로운 당뇨 치료법이 개발됐다. 간이나 신장 이식술에 비해 간단하고, 부작용 발생 시 바로 회수할 수 있어 수술 부담과 합병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강현욱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이 피하조직에 이식해도 혈당 조절 기능을 할 수 있는 췌도 이식체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췌도는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내 조직이다. 그간 심각한 인슐린 분비 장애를 겪는 제1형 당뇨환자는 간이나 신장에 이를 이식해 치료해 왔다. 혈관이 풍부한 장기에 이식해야 췌도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고 혈당을 감지해 인슐린을 분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개발된 기술의 핵심은 혈관 밀도가 낮은 피하조직에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만든 다층 시트형 구조에 있다. 이식체의 상부층과 하부층에 췌도를 집중 배치하는 방식으로 혈관과 췌도 간 거리를 최소화하고, 췌도의 분포 밀도를 정교하게 조절해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전달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복잡한 구조는 임상적으로 널리 쓰이는 생체 재료만 사용해 정밀 바이오 3D프린팅으로 찍어냈다. 강 교수는 “개별 인체 피하에 이식이 적합한 크기로 제작 가능해 임상 적용성이 매우 우수하다”며 “염증반응에 의한 조직 손상이나 섬유질 조직 형성을 억제하는 항섬유화 약물을 이식체 안에 넣어 전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발된 췌도 이식체를 이식받은 당뇨병 쥐는 4개월 동안 혈당 조절 효과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이식체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대동물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의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3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에 선공개됐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