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2.2~2.3% 수준"…'경기침체'에 선 그은 한은 총재

(종합)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이 제시한 자료화면을 바라보며 질의를 듣고 있다. 2024.10.29/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돈 0.1%에 그치자 한은에서 전망한 2.4%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2.2~2.3%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는 잠재성장률(2.0%)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3분기 성장률이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예상하지 못한 낮은 수준이다.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야당의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나와 하반기 수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성장률 전망치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연간 성장률은 2.4%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4분기 결과에 따라 2.2~2.3%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성장률의 의미에 대해선 "수출이 금액으로는 봐서는 떨어지지 않았는데 수량으로 봐서는 떨어져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GDP에서 수출은 전분기 대비 0.4% 줄었다. 통관 기준 수출이 12개월 연속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통관 기준 수출은 가격과 물량을 함께 보지만, GDP는 물량만 따진다. 한은과 정부는 수출 감소가 일시적인 영향이라는데 방점을 찍고 있지만, 그만큼 불확실성도 커진 것으로 판단한다.

이 총재는 "크게 보면 내년 하반기 정도가 되면 수출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가정하고 전망했는데, 3분기 데이터를 보고 앞선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갑자기 물량이 줄어든 것이 일시적인지, 중국의 경쟁력 등 몰랐던 트렌드인지, 국제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경기침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전면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은과 정부는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 경로를 가고 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결정에 고려되는 요인으로는 "수출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의 경제 전망과 미국 대선 이후 달러강세 여부, 거시건전성 정책이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 세가지를 종합적으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세수결손 대응방안을 질타했다. 기재부는 29조6000억원 규모의 세수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과 주택도시기금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청약저축 등을 재원으로 하는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최 부총리는 "주택기금의 재원은 청약저축 20%, 채권 80%로 전체적인 여유재원이 20조원 정도인데,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공자기금(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이라며 "청약저축 돈을 쓴다는 게 아니고 주택기금의 여유재원을 활용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