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로 못 고친 손버릇…9일만에 또 훔치려던 20대 실형

재판부 "집행유예 선처 의미 망각…재범 가능성 높아"

대전지방법원 법정 대전지방법원 법정[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절도죄로 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서도 9일 만에 또다시 주차된 차 안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려던 20대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2-3부(박준범 부장판사)는 절도미수,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20대 A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징역 6개월을 선고한 1심의 선고 형량이 너무 무겁다면서 낮춰달라고 주장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4월 28일 오전 1시 58분께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문이 잠기지 않은 렉스턴 차 안으로 들어가 물건을 훔치려다 마땅히 들고나올 물건이 없어서 그냥 내렸다. 이어 28분 동안 7차례에 걸쳐 운전석 문이 열린 차에 침입했지만, 같은 이유로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 A씨에겐 4월 27일 오전 6시 40분께 천안 서북구 일대 5㎞를 무면허로 운전을 하는 등, 28일까지 이틀간 9㎞를 운전면허증 없이 승용차를 몬 혐의도 추가됐다.

앞서 A씨는 지난 4월 19일 광주지법 장흥지원에서 별도의 절도죄, 절도 미수죄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등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로 볼 때 A씨는 집행유예 선고 9일 만에 또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4명과 합의하고 3명에게 각각 20만원씩 형사 공탁했지만, 판결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1심 재판부는 "장흥지원에서 집행유예 선처를 받은 의미를 망각하고 다시 (유사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이 재범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법질서를 중시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집행유예 판결보다 엄한 처벌을 할 수밖에 없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동종 사건을 반복해서 저지른 것은 기존 처벌로는 피고인에게 아무런 위하력이 없었다"며 "피고인은 교화의 가능성보다 재범 위험이 높다"며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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