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신비한 제주의 ‘돌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도전
등재 추진 앞서 도무형유산 지정 진행
기존 메쌓기에 확장등재 방안 추진
제주의 돌담 쌓는 기술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제주 돌담 쌓기 지식과 기술’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에 앞서 도무형유산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달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제주 돌담 쌓기 지식과 기술’의 도무형유산 지정 신청을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유네스코에 신청하기 전 지역 차원에서 돌담을 보호하고 있다는 정책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산섬인 제주에서는 섬 전체에 뒹구는 돌을 주거와 농경, 목축, 어로, 방어 등의 장소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했다. 집 주변을 둘러싸면 집담, 집으로 가는 길에 쌓으면 올레담, 농사를 위해 밭 주변에 쌓으면 밭담이다. 마을 공동목장의 구분을 위한 잣담(잣성), 해안가 공동어장인 원담, 무덤을 둘러싼 산담 등 종류도 다양하다.
돌담에는 제주의 문화도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밭담에는 제주의 농경문화가, 원담에는 제주의 어로문화가, 잣담에는 제주의 목축문화가 담겨있는 식이다.
특히 제주의 돌담은 흙이나 시멘트 등을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돌을 쌓아 올렸다는 특징을 지닌다. 아무렇게나 쌓은 것 같지만 돌의 모양에 따라 맞물리고 바람이 통과할 수 있도록 틈을 만들어 태풍과 강풍에도 견디는 견고함을 지녔다. 이를 위해서는 돌챙이(제주에서 석공을 이르는 말)의 기술과 지식이 필요하다. 한줄로 올려 쌓는 외담과 여러 겹으로 쌓는 겹담 등 쌓는 방법에 따라서도 필요 기술이 달라진다.
제주도는 이같은 돌담 쌓는 지식과 기술을 도무형유산으로 지정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다만 돌을 서로 물리게 쌓아 구조물을 만드는 돌 쌓기 방식인 ‘메쌓기’가 2018년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 크로아티아 등 8개 국가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제주도는 신규가 아닌 확장 등재로 추진할 방침이다.
공식적인 등재 신청에 앞서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논의는 진행 중이다. 제주연구원과 ㈔제주돌담보전회는 11월1일 오후 2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제주돌담의 지식과 기술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세미나를 연다. 내년에는 제주도 차원의 국제학술대회와 기존 등재 국가와의 네트워크 구축, 학술조사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현재 제주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과 제주해녀문화가 있다. ‘흑룡만리’라는 별칭이 있는 제주밭담은 2013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2014년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신청 절차에 돌입해 2028~2029년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다음달 2~3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제주밭담테마공원 일원에서는 제주밭담축제가 열린다. 축제기간 월정플로깅, 전문해설사와 진빌레 밭담길 걷기, 제주돌 투어, 밭담쌓기 체험, 어린이 밭담학교, 제주밭담 그림그리기 대회, 밭담 쌓기 경연, 제주밭담 골든돌 등이 진행된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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