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왕조? 지금은 예의가 아니다" 179승 대투수의 시선은 왜 냉정했을까

윤욱재 기자 2024. 10. 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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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윤욱재 기자] 보통 우승팀들은 그 다음 목표로 '왕조 건설'을 꿈꾼다. 과거 해태 타이거즈가 1986~1989년에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면서 왕조를 구축했고 1998년, 2000년, 2003~200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명문 구단 반열에 올랐던 현대 유니콘스, 2011~2014년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2015~2021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두산 베어스 등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던 팀들이 있었다.

올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팀은 KIA 타이거즈였다. KIA는 2017년 통합 우승 이후 7년 만에 패권을 차지했다. 과연 KIA도 왕조 구축에 성공할 수 있을까.

2009년과 2017년에 이어 올해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통합 우승의 영광을 안은 '대투수' 양현종(36)은 그야말로 KIA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

양현종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2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5실점을 남기고 조기 강판을 당했다. 하지만 양현종이 마운드를 떠난 이후 KIA 선수들이 똘똘 뭉쳐 7-5라는 그림 같은 역전극을 연출했고 그렇게 KIA는 우승의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비록 양현종은 5차전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2차전에서는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던 선수로 정규시즌에서도 29경기에 나와 171⅓이닝을 던져 11승 5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KIA가 외국인투수의 부상과 부진 등 선발로테이션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양현종은 늘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경기 후 양현종은 "우승은 항상 좋은 것 같다. 한 시즌이 이렇게 끝나서 후련한 마음도 있다. 또 나같은 경우는 KIA에서만 우승을 세 차례를 해서 정말 뿌듯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자부심이 드는 한 해였다"라고 우승 소감을 남겼다.

▲ 호돌이 양현종 ⓒ곽혜미 기자
▲ 양현종 이범호 감독 ⓒ곽혜미 기자

특히 광주 홈에서 우승을 결정한 것은 1987년 한국시리즈 이후 37년 만이라 더욱 뜻깊은 순간이었다. "우리가 3차전에서 아쉽게 졌지만 그때부터 무조건 광주에서 우승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설령 5차전을 지더라도 6차전을 이길 수 있겠다는 분위기였다"라는 양현종은 "우리가 무조건 우승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항상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고 (최)형우 형이나 베테랑 선수들도 어린 선수들에게 어차피 우승을 할 것이니까 마음 편하게 플레이를 하라고 했던 것이 그래도 어린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자기 기량을 잘 발휘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이범호 감독 취임 첫 시즌에 '대업'을 달성한 것이 눈길을 끈다. 양현종이 느끼는 '감독 이범호'는 어떤 사람일까. "지금도 형처럼 정말 편하게 해주신다. 항상 베테랑 선수들에게 주문을 많이 하시고 어린 선수들에게는 '마운드에서 뛰어놀아라', '편하게 야구를 하라'고 말씀하신다. 덕분에 다들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항상 편안한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주셨고 우리가 좋은 성적으로 잘 마무리한 것 같다"라는 것이 양현종의 말이다.

이제 KIA가 왕조 건설에 시동을 걸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양현종의 시선은 냉정했다. "아직은 부족하다. 옛날 해태 선배님들이나 삼성, 두산처럼 3~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가지 않았다. 7년 만에 우승을 했다"라는 양현종은 "우리가 만약에 내년에 우승하고 후년에도 이런 자리에서 정상에 오른다면 그때는 왕조라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지금은 왕조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은 조금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왕조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까지 개인 통산 탈삼진 2076개로 역대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한 양현종은 송진우의 뒤를 이어 통산 200승 고지를 밟을 유일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금껏 179승을 수확한 양현종이 200승 고지에 가까워질수록 KIA 또한 왕조 구축의 확률이 커지지 않을까.

▲ 양현종 김태군 ⓒ곽혜미 기자
▲ 양현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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