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한국에서 만나요’ 캄보디아에 콜센터 차리고 65억 뜯어낸 조직원 23명 검거

울산=장지승 기자 2024. 10. 2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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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콜센터를 마련한 뒤 주식 투자를 미끼로 사기를 벌이거나 몸캠 피싱으로 돈을 뜯어낸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조직,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조직원 23명을 검거, 이 중 모집책 겸 콜센터 관리자 30대 A씨 등 18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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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경찰청, 상담원 모집책 겸 콜센터 관리자 등 18명 구속
40대 이상 남성 범행 대상으로 선정···피해자만 60명
주식 투자 권유하며 돈 가로채···투자에 관심 없으면 ‘몸캠 피싱’
주식 투자 등 다양한 미끼로 돈을 뜯어낸 조직의 범행 개요. 울산경찰청
[서울경제]

캄보디아에 콜센터를 마련한 뒤 주식 투자를 미끼로 사기를 벌이거나 몸캠 피싱으로 돈을 뜯어낸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조직,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조직원 23명을 검거, 이 중 모집책 겸 콜센터 관리자 30대 A씨 등 18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투자리딩방(투자 추천 대화방)과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 60명으로부터 65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 조직의 상담사들이 사용한 데이트 어플. 울산경찰청

먼저 이들이 속한 범죄조직은 캄보디아에 있는 카지노 건물을 통째로 사들여 콜센터와 숙소를 마련했다.

대포폰과 대포계좌 등 각종 물건과 다양한 국가의 조직원들을 콜센터 상담원으로 영입해 총책과 부총책, 관리책과 상담원 모집책, 상담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범행 대상은 40대 이상의 남성으로 정했고, 데이트앱을 통해 유인했다. 특히 상담원들은 해외동포 여성을 사칭하며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간 피해자와 채팅을 이어 나가며 친분을 쌓았으며, 마치 연인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유인된 사람들의 개인정보는 중국인 조직원에게 전달됐다. 중국인 조직원들은 가짜 주식거래 사이트를 만들어 이들을 속였다. 이후 상담원들은 피해자들에게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에 투자를 권유한 뒤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

투자에 관심이 없는 피해자들에게는 몸캠 피싱(신체 불법 촬영 협박)을 통해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은 로맨스스캠과 투자리딩방 수법이 결합된 신종 사기에다 몸캠 피싱까지 더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범죄조직은 조직원 간 가명을 사용했으며 텔레그램을 이용했다. 또 콜센터 건물 내 마련된 숙소에서 합숙 생활을 했으며, 상급 조직원이 다양한 범행 수법을 가르쳤다. 또 개인 활동을 제한하는 생활 규칙 등 조직원들 간의 규율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현지 경찰 단속과 국제 공조 수사망을 피해 왔다.

경찰은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23명을 서울 등 국내 각지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130여개 계좌를 분석해 피해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또 수괴급 조직원 6명을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리딩방 등 범죄 조직은 해외에서 범행하는 사례가 많고 납치, 감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해외 취업은 주의해야 한다”며 “이러한 조직에 연루된다면 신속히 현지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SNS 등 비대면으로 주식 투자 등을 권유하며 투자금을 입금받는 경우 100% 사기라는 인식을 가져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울산=장지승 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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