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숙박 요금, 평소보다 400%↑···소비자 '호갱' 취급하는 업소들

한국소비자원, 숙박업소 347곳 가격 조사
휴가철·축제기간에 '성수기' 이유로 가격 ↑
워터밤 등 인기 공연에선 최대 400%까지
"가격변동·해지기준 등 사전 고지해야"

[서울경제]

휴가철이나 지역축제가 열리는 시기 일부 숙박업소들이 ‘성수기’를 내세워 높은 이용료를 책정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숙박시설 347곳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히 공연 및 축제기간 동안 개최지 인근의 숙박업소 이용료가 최대 400%까지 치솟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수들이 출연하는 야외 물테마 공연인 워터밤 개최지역 9곳의 숙박시설 47곳 중 12곳의 이용요금이 평상시 주말 요금 대비 400%까지 상승했다.

가수 싸이의 흠뻑쇼 개최지 9곳의 숙박시설 41곳 중 28곳에서는 주말과 비교해 최대 177.8%까지 올랐다.

일부 지역 축제의 경우 인근 숙박시설 21곳 중 19곳이 평소 주말 대비 최대 126.8%까지 이용요금을 올려 받았다.

휴가 기간인 7~8월 여름철에도 비수기에 비해 모텔이 최대 196%, 펜션이 최대 111%, 호텔이 최대 192%까지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폭주하고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22년~2024년 7월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숙박요금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200건이었다.

이 중 ‘가격변동 등에 따른 사업자의 일방적인 예약 취소 및 추가금액 요구’ 관련 상담이 60.5%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568명 중 11.5%인 180명이 숙박시설을 이용할 때 소비자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의 피해 유형을 분석해보니 ‘숙박 예약 시 몰랐던 추가비용 요구 관련이 28.2%(111건), ’취소 또는 환급 거부'가 20.8%(82건), ‘표시·광고 내용과 계약 내용이 다름’이 20.5%(81)건, ‘사업자의 예약 취소 요구’가 16.5%(65건)였다.

예약 취소를 요구받은 소비자들 중 66.2%는 제대로 된 배상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사업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인해 사용 1일 전 또는 당일 취소할 경우 소비자에게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원 실태조사 결과 대상 숙박시설 347곳의 49.6%인 172곳이 구체적인 배상 기준을 고지하지 않고 있었다.

시기별로 들쑥날쑥한 숙박업소 이용요금에 소비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숙박업자들에게 명확한 성수기 날짜 및 해당 가격·환급기준을 사전 고지하라고 권고했다.

△숙박시설 추가 이용요금 사전고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반영한 환급 규정 고지 △숙박시설 계약해지 시 해지사유별 환급기준 추가 등도 함께 권고했다.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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