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담긴 정보공개 1명이 3달 간 8만건 청구… 앞으로 답변 않고 종결

손덕호 기자 2024. 10. 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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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행정기관 공무원이 부당한 악성 정보공개 청구를 처리하지 않고 종결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청구인이 부당·과도한 정보공개 청구를 하더라도 행정기관은 반드시 처리해야만 했지만, 앞으로는 종결할 수 있게 된다.

영국·프랑스·캐나다와 미국 코네티컷주, 일리노이주, 캔자스주 등은 정보공개 청구가 남용되면 행정기관이 청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을 마련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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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6일 광주광역시 북구청 민원여권과 통합민원실에서 직원, 청원경찰, 용봉지구대원들이 민원인 폭언 및 폭행 등 악성 민원 대응 모의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앞으로 행정기관 공무원이 부당한 악성 정보공개 청구를 처리하지 않고 종결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A씨는 수 년간 특정인을 비방하고 외설적인 표현과 욕설을 적은 정보공개 청구를 여러 기관에 발송했다. A씨는 올해 1분기(1~3월)에만 총 7만8000건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전체 정보공개 청구 건수의 13.6%에 달한다.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 여러 국가 기관을 상대로 수백회에 걸쳐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기관이 거부하면 소송을 제기한 수감자도 있다.

앞서 정부는 이 같은 악성 민원으로 공무원이 고통을 받지 않도록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내놓았다. 정보공개법 개정안은 대책 중 하나로, 부당한 악성 정보공개 청구를 최소화하고 정보공개 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에는 부당하거나 과도한 청구에 대한 판단기준과 종결처리 근거가 추가됐다. 그동안 청구인이 부당·과도한 정보공개 청구를 하더라도 행정기관은 반드시 처리해야만 했지만, 앞으로는 종결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부당·과도한 요구’ 여부 판단과 종결 처리 결정은 각 기관에 설치된 ‘정보공개심의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또 반복적으로 정보공개 청구가 접수되면 종결 처리됐다는 통지도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회 이상 정보공개 청구 후 도중에 취하하거나, 비용을 내지 않은 청구인에게는 관련 비용을 미리 납부하도록 해 행정력과 자원 낭비를 방지한다.

영국·프랑스·캐나다와 미국 코네티컷주, 일리노이주, 캔자스주 등은 정보공개 청구가 남용되면 행정기관이 청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을 마련해두고 있다. 우리 정부도 비슷한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행안부는 법안이 국회에서 신속히 확정될 수 있도록 적극 설명할 예정이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국민의 정보공개 청구는 신속하게 처리하고, 담당 공무원은 보호받을 수 있는 업무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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