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 손잡고 해외여행 간다더니... 알고 보니 30만명분 마약류 밀수차 출국

오세운 2024. 10. 29. 13: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족여행을 가장해 해외로 출국한 뒤 30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마약류를 국내로 몰래 반입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해외에서 필로폰, 케타민 등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A(33)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향정) 혐의로 25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필로폰 투약자 자수로 수사 시작
유통·운반·밀반입책 차례로 검거
총 4명 구속 기소… 총책 추적 중
마약류 국내 밀반입 유통 체계도. 강남경찰서 제공

가족여행을 가장해 해외로 출국한 뒤 30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마약류를 국내로 몰래 반입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해외에서 필로폰, 케타민 등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A(33)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향정) 혐의로 25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마약을 국내에 유통한 여성 B(45)씨 등 2명과 운반책 남성 K(21)씨도 지난달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수사는 지난달 10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강남 유흥업소 여성 접객원 L(23)씨의 자수로 시작됐다. 경찰은 L씨 진술을 토대로 성동구의 한 오피스텔에 필로폰을 은닉한 운반책 K씨를 검거했다. K씨는 검거 당시 필로폰 125g을 소분해 보관 중이었고, 나머지 75g은 주택가 등에 숨겨놓은 상태였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K씨에게 이른바 '던지기 수법(특정 장소에 물건을 놓으면 찾아가는 방식)'으로 필로폰 200g을 전달한 B씨 등이 경북 경주로 향하는 것을 포착했다. 경주의 B씨 은신처를 압수수색해 필로폰 3㎏가량을 발견한 뒤 B씨에게 마약을 전달한 인물을 추적, 경주의 한 야산 인근에 필로폰 등이 담긴 배낭을 두고 가는 A씨를 포착했다. 이후 폐쇄회로(CC)TV로 A씨의 차량 번호를 확인한 후 천안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A씨는 6월부터 9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필로폰 6.643㎏, 케타민 805g 등 30여 만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대량의 마약(35억 원 상당)을 필리핀에서 밀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중 시중에 아직 유통되지 않은 약 18억 원 상당의 필로폰 3.18㎏, 케타민 803g을 압수했다. 또 필로폰 은닉 장소 71곳의 정보를 확보해 수색 끝에 58개소에서 58g(1g씩 58개)의 필로폰을 회수해 마약류 유통을 차단했다.

경찰은 A씨가 세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아내와 자녀 2명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식 강남서 형사2과장은 "배낭을 멘 채 가족들과 손을 잡고 있으면 입국 심사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의심을 덜 받고 세관 검색을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가족은 범행과 무관하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A씨 아내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가족들의 필리핀 체류 비용을 총책이 전부 지불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검거 당시 A씨 주거지에서 휴대폰 수십 대와 중계기 등이 발견됐는데, A씨는 주식리딩방 관련 불법 중계기도 운영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A씨 아내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가운데, 마약류 관련 혐의로 추가 입건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검거되지 않은 해외 총책과 범죄수익금 향방을 추적하는 데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밀반입책 A씨가 필리핀에서 마약류가 담긴 배낭을 전달받은 뒤 가족과 함께 국내 주거지로 돌아오는 장면. 강남경찰서 제공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