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한국인 경제DNA 다시 살리는 길은 휴머노믹스"

오스트리아 비엔나센터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서 기조강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센터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기조강연에서 '사람중심경제(휴머노믹스)'를 역설했다.

'휴머노믹스(Human+Economics)'는 김 지사가 제시한 후반기 도정 핵심 전략이자 그의 정책비전과 실현의지를 담은 용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센터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자신이 지난 5월 미국 서부 방문시 샌디에이고 야구장 시구 모습을 PPT화면으로 띄우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김 지사는 먼저 "야구하고 다른 구기하고의 차이점이 무엇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다른 구기종목은 골이 점수를 내지만 야구는 공이 아니라 사람이 점수를 낸다"면서 "축구는 골대에 볼이 들어가야 점수가 나지만, 야구는 사람이 홈플레이트를 밟아야 점수가 난다"고 답을 냈다.

결국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김 지사는 야구를 인용해 '사람'에 대한 얘기로 강연을 이어갔다.

김 지사는 두번째 PPT화면에 '한국인이 오고 있다(The Koreans are coming)'는 뉴스위크 표지를 띄웠다. 세계가 인정한 '한국인의 경제DNA'로 운을 뗀 것이다.

다만, 김 지사는 "지금은 경제DNA 상실의 시대"로 규정했다. 불균형에 소득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진단 때문이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불안-불신-불만의 3불(不)시대에 살고 있다고 김 지사는 지적했다.

김 지사는 "(상실의 시대에 있는) 한국인의 경제 DNA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이 '사람중심경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은 사람중심경제로 가야 한다. 물론 우선 성장을 해야 했던 개발연대의 절대빈곤기에는 통하지 않던 얘기다. 하지만 어느 정도 삶의 양적 조건이 충족된 지금은 빨리 (과거의) 성공경험을 버려야 한다. 개발연대 경제운영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장으로 도약하기 힘들다"고 피력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 정책의 바탕에 깔린 사람중심경제의 키워드를 세 가지로 요약해 설명했다. 바로 기회, 균형, 신뢰다.

그는 "(나도)정치인으로서 누워서 침뱉기지만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시라. 둘로 쪼개져서 갈등하고 내 편 아니면 적 아닌가. 이것이 사회구조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통합과 지속가능을 위해선 신뢰구축,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의 확충이 필요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정치개혁'을 언급하면서 "지금의 정치판, 정치인을 가지고는 통합과 공동체로 가는 데 결정적인 장애물이 된다"고 짚으면서 정치개혁을 위해 권력구조 개편(개헌), 선거제도 개선,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권력기관 개혁을 열거했다.

한편, 김 지사가 강연을 한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비즈니스 엑스포'다. 한민족 경제공동체를 추진하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World-OKTA)의 최대 행사이기도 하다.

이번 비엔나 대회에는 월드옥타의 해외 71개국 대표자들과 150개 지회 회원 3000여명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가 두 명의 기조강연자 중 첫 번째로 개막식 기조강연을 한 것이다.

다른 한 명의 기조강연자는 배우 박진희 씨다. 글로벌 환경보호 활동가로 활약 중인 박진희 씨는 이날 '기후변화와 환경보호'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번 28차 대회는 현지시간 28일~11월 1일 비엔나에서 열린다. 김 지사를 비롯해 김영록 전남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등 광역단체장도 4명이 참석했다.

[전승표 기자(sp435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