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2’ 연상호 감독 “햇살반 선생보다 문근영이 부활하길” [EN:인터뷰②]

사진=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이민지 기자]

10월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김성철 분) 의장과 박정자(김신록 분)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김현주 분)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지옥행 고지와 시연이라는 초자연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며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은 '지옥' 시즌1에 이어 3년만에 돌아왔다.

- '지옥'을 몇시즌까지 구상하고 있나 ▲ 이루어지기 힘든 바람이지만 건담처럼 됐으면 한다. 물론 내가 인정하는 건담의 세계관과 아닌 세계관이 있다. 난 그런걸 세계관으로 받아들인다. 파생할 수 있는 수많은 이야기, 인상적인 캐릭터들이 있다. 지옥이라는 세계관이 넓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내가 이 세계관을 쥐고 있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더 많은 창작자들이 이 세계관에서 펼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정설이 될 수 있다. 이 작품이 꼭 영상이라는 포맷이 아니더라도 팬 소설도 있고, 그런 식으로 발전되길 바란다.

- 시즌2를 보니 시즌3가 나와야 한다는 분위기로 끝났다. 궁금증이 해결된게 없는 상태다 ▲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건 시즌3가 나온다 하더라도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어떤 장르들은, 예를 들어 코스믹 호러라는 장르에서는 인간이 이해를 절대 할 수 없는 압도적인 세계에서 발버둥치는 인간의 모습이 원천이다. 많은 분들이 왜 이걸 설명해주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있는데 그로 인해 화나거나 설레는 그 감정이 그 장르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이 의문의 카타르시스가 분명히 존재한다 생각한다. 시즌2를 구상할 때 궁금증이 거대해지기를 바랐지 축소되기 바라지 않았다. 시즌3가 된다면 거대해진 궁금증이 더 거대해질거다. 그 궁금증을 사그라들게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그냥 '외계인의 소행입니다' 하면 끝나는데 그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좀비 영화를 만든 조지 로메로에게 '좀비는 어디서 왔는가'라고 물었는데 돌아가실 때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그게 없었기 때문에 좀비가 크리처가 아닌 장르가 될 수 있었다 생각한다. 어떤 것들은 모르는 채로 있어야 의미가 더 커지고, 모르는 것을 알려고 하는 사람에서 휴머니즘이라는게 나올 수 있는거라 생각한다.

- 관객이 모르는 채로 있는게 재미 포인트이지만 머릿 속에는 명확한 이야기가 있나 ▲ 내가 생각한 룰은 있었다. 세계관의 확장 같은 느낌으로 꿈꾸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출판사를 통해 장르 소설가 몇분과 '지옥' 세계관으로 엔솔로지 책을 기획하고 있다. 그 작가님들은 지옥 세계관을 바탕으로 자기가 상상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단편소설 모음집이 조만간 출간될 것 같다. 그 작가님들을 모시고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더 설명드리긴 했다. 그걸 포함해 작품을 만드시는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 그분들의 자율에 맡겼다.

- 단편 소설을 기반으로 한 스핀오프도 구상하나 ▲ 영상화 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 '지옥' 영상화 권리를 넷플릭스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와 이야기 해봐야 한다. '지옥'이라는 작품이 스핀오프가 나올 정도로 대단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끈 작품인가라는 의문이 있지만 하고는 싶다. 이 세계관을 가지고 큰 예산이 아니더라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많이 가지고 있다. 애니메이션 형태도 있다. 외국의 상황, 고대의 상황도 다룰 수 있고 영역이 커질 수 있으니 그런 꿈은 꾸고 있다.

- '지옥' 세계관 속 자신과 가장 닮은 캐릭터는 누구인가 ▲ 대본을 쓸 때 그 캐릭터에 몰입을 최대한 하려고 한다. 대부분의 캐릭터에 다 몰입했다. 그 중에서도 한명을 꼽으라는 진경훈 형사 캐릭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잘못된 신념을 믿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딸의 죽음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그녀에게 진실을 알게 한 후 죽게 하는 것과, 그녀가 믿는 신념을 지켜주는 모습. 옳고 그름을 떠나 그 부분에 대해 생각을 오래 했다. 전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부녀의 시작과 엔딩이 완성도 있고 그 관계에 몰입했다.

- 천세영 캐릭터와 대조적이다 ▲ 천세영은 아내를 엄청나게 사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아내가 잘못됐다는 건 안다. 진정으로 아내를 이해한 순간은 자신이 속았다는 걸 알고 죽는 순간이라 생각했다. 아내가 왜 저런 말도 안 되는 걸 믿을까였는데 사실 자기도 속아넘어갔다. 천세영의 마지막 죽음은 정진수가 말했던 일종의 쾌감이 존재했을거라 생각한다. 뭔가를 알아냈다. 그걸 '신의 의도를 알았다'로 표현했는데 그 안에는 기쁨과는 차원이 다른 카타르시스가 존재했을거라 생각한다.

- 문근영의 햇살반선생님 캐스팅이 화제였다. ▲ 문근영 배우는 상당히 좋은 배우라고 예전부터 생각했다. 다 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아픔도 있었고 본인이 가진 이미지도 있었다. 생각보다 내적으로 다져진 느낌을 받았다. 그걸 가장 강하게 받은건 '기억의 해각'이라는 작품을 봤을 때였다. 시도한거다. 갇혀있는 시각에서 벗어나려는 배우로서의 의지가 거기서 많이 보여졌다. 배우 문근영에게 감동 받았다. 그 모습이 오지원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다. 문근영 배우에게 제안했다. 촬영할 때 문근영 배우는 고요한 느낌이 있다.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대기시간에 고요한 느낌으로 있다가 준비되면 '네' 하고 가서 폭발시킨다. 고요한 신에서도 폭발하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 시청자 반응도 폭발적인데 부활 가능성이 있나 ▲ 오지원이란 캐릭터가 부활하기 보다 문근영이란 배우가 부활하길 바란다. 문근영 배우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걸 예상했냐고 묻는다면 사랑 받길 바랐다. 많은 배우들이 출연했는데 완성된 버전을 보고 다들 문근영 배우 이야기를 했다.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에티튜드나 에너지가 이제 시작됐나는 느낌을 받으신건 아닐까.

- 시즌1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김신록이었다. 시즌1,2를 관통하는 핵심인물이기도 했다 ▲ 김신록 배우를 몰랐는데 '방법'을 보고 엄청난 배우라고 느꼈고 시즌1을 함께 하며 다른 유형의 배우라 생각했다. '지옥' 촬영 후에 감탄한 것 중 하나는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강연 프로그램이었다. 아주 명확한 언어로 자신이 어떤 원칙으로 연기하는지 말로 설명할 수 있는건, 자신이 만들어낸 언어로 할 수 있다는건 대단하다. 체계를 잘 세워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도 김신록 배우의 연기는 신뢰할 수 있었다. 몸을 쓰는 것, 눈을 깜빡이는 것, 대사 톤을 모두 자기가 컨트롤 하는 배우다. 자신이 계획을 세우면 오차가 거의 없이 출력이 되는 배우라 늘 놀랍다. 그 배우가 하는 설계에 대해 의심이 없다.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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