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韓, 우크라 무기 제공? 유럽 땅에서 남북 대리 전쟁"
국힘 의원, 국가안보실장에게 "북괴군을 폭격하자" 파문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넵 잘 챙기겠습니다" 답변 논란도
더불어민주당, 한기호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 국회 제출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군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북·러 군사 협력 수준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조선일보가 “그것은 자칫 유럽 땅에서 코리안끼리 대리(代理)전쟁을 하는 것처럼 비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나섰다.
김대중 조선일보 칼럼니스트는 29일 <우크라이나의 남북 대리전쟁?> 칼럼에서 “북한군이 러시아의 용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또 다른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60여 년 전 한국이 미국 요청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것과 비교되면서 이번에는 북쪽의 '코리안'이 또 다른 남의 전쟁에 들러리를 서는 상황이 됐다”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이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에 나선 것을 언급하며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만일 살상 무기를 지원한다면 남북의 코리안이 이역만리 유럽 땅에서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살상 무기 제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것은 자칫 유럽 땅에서 코리안끼리 대리(代理)전쟁을 하는 것처럼 비치거나, 본질을 벗어나 남북한끼리 적대적 대립 의식을 발산하는 분출의 시연장으로 변모할 가능성마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구 언론, 특히 친우크라이나 언론들이 북한군의 참전을 크게 또는 미주알고주알 상세히 보도하는 데서 우리는 마치 한국의 어떤 대응을 기대하는 것 같은, 또는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도층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는다”며 “우리가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비전투적 차원에서나마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편을 든 것은 서방 민주 사회 특히 미국과 맺은 연고를 고려한 일종의 '우정 출연'이었다. 하지만 살상 무기 제공은 별개 문제다. 무력적 적대(敵對) 행위, 즉 전쟁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남북한이 공히 '나토 대(對) 러시아'의 '꼭두각시'로 비칠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의 무기가 러시아군을 살상할 수도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러시아 또는 러시아 국민과 적대 관계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지난번에 북한과 동맹 관계를 맺었지만 푸틴은 이것이 곧 한국을 배척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북·러 동맹은 북한이 침공받았을 때의 문제이며 한국이 북한을 침공할 리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조로 말했다”며 “군사 행위에 선행하는 것은 안보 외교이며, 지금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충돌하거나 척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안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를 살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트럼프를 두고 “그는 이미 여러 차례 자신과 푸틴의 우호적 관계를 언급하며 자신이 대통령이었으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예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며 “트럼프가 복귀하면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은 전면 달라질 것이다. 미국이 지원을 끊으면 우크라이나는 현 전선에서 올스톱이고 결국 러시아의 승리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그런 긴박하고 민감한 시점에 우리가 섣불리 살상 무기 지원 운운하는 것은 타이밍상으로도 적절치 않다”고 당부했다.
한편 북한이 러시아 군대를 파병한 상황에서 육군 장군 출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이데일리가 지난 24일 단독 보도했다. 그러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넵 잘 챙기겠습니다. 오늘 긴급 대책회의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28일 한기호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관련 기사 : [단독]군 출신 與중진 의원, 우크라 파병 북한군 공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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