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헌재 구성 다양하게 조속히 완성돼야"

文 “비상 상황에서도 ‘신중·민첩하게 대응”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퇴근하고 있다. /뉴스1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29일 헌법재판관 3인의 공석 상황을 조속히 해소해달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헌재는 재판관 9명으로 구성돼야 하지만, 지난 17일 이종석 전 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전 재판관이 퇴임한 후 국회가 후임을 임명하지 않아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문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열린 제14회 한국 법률가대회 축사에서 “국민의 헌법재판 받을 권리가 충실히 보장될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의 구성이 조속히 완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재판부 구성의 완성 여부와 관계없이 비상 상황에 신중하게, 그러나 민첩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헌재는 재판관이 최소 7명 있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법 규정의 효력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정지시켰다. 이에 따라 6명 재판관만으로 공개 변론이나 내부 심리 등을 진행할 수 있다. 후임 재판관이 선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을 문 권한대행이 드러낸 셈이다.

문 권한대행은 또 “평의의 과정에서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막고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할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구성의 다양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헌법 실무에 밝은 헌법연구관이나 교수들에게 재판관의 길을 터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 들어올 재판관 선출을 앞두고 헌법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문 권한대행은 지난 24일 재판관 회의를 통해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됐다. 그는 새 소장이 임명될 때까지 헌재를 이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