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일해도 최저임금"…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 목소리

"제가 일하는 노인 돌봄의 현장은 정말 아수라장으로 변할 때가 많습니다. 보통 한 사람의 요양보호사가 하루에 7~8분의 치매 어르신을, 야간에는 28분의 어르신을 케어하고 있습니다. 치매 어르신들의 특성을 굳이 설명 드리지 않더라도 이 상황에서 존엄 케어가 가능하겠습니까? 절실하고 긴급하게 인력 확충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경남 하동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이렇게 말하며 "돌봄의 국가 책임을 실현하고 돌봄 노동자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경남지부 등은 '국제 돌봄의 날'인 29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 노동자의 현장 어려움, 처우 개선 요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초저출생 초고령 사회로 인해 우리 사회는 돌봄 인력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고, 돌봄 노동은 여전히 저급한 노동으로 인식된다"며 "돌봄 재정은 국가가 담당하고 있지만, 공급은 민간 시장에 맡겨져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돌봄 노동이 우리 사회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임금 체계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이고, 돌봄 현장은 휴식 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며 "고용 불안에 늘 시달리고, 감정 노동자임에도 보호받지 못한 채 성추행 등의 피해 사례도 끊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좋은 돌봄이 가능하려면 돌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며 "통합 경력을 인정하고 임금 체계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돌봄정책기본법과 돌봄노동자기본법 제정, 돌봄 공공기관 직접 운영 확대, 표준임금 가이드라인 도입, 장기근속장려금 제도 개선, 이동 시간 인정, 처우개선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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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최호영 기자 isaac04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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