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강남스타일'…로제 '아파트' 빌보드 핫100 8위, 어떤 의미?

김소연 기자 2024. 10. 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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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브루노 마스의 '아파트'/사진=유튜브 캡처


로제의 '아파트'가 K팝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빌보드 핫100 8위에 올랐다. 이는 그가 속한 블랙핑크 등 K팝 걸그룹은 물론, 솔로 아티스트 통틀어 처음이다. 로제가 두 번째 솔로 앨범으로 낸 대기록에 전 세계의 관심이 커진다.

28일(현지시간) 빌보드는 오는 11월2일 발표될 예정인 빌보드 핫100 차트 예고 기사에서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싱글 '아파트(APT.)'가 8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블랙핑크 멤버인 로제는 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2020년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아이스크림'(Ice Cream)으로 기록한 그룹 베스트 순위 13위를 넘어서, 솔로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고 썼다. K팝 여성 아티스트로서는 최초다. 브루노 마스는 이번 음원으로 빌보드
핫100 차트 톱 10에 20번째 진입하는 이정표를 세웠다고도 덧붙였다.

11월2일 발표될 빌보드 핫100 차트 예고기사/사진=빌보드 캡처

빌보드 핫100은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음원 차트다. 핫100은 모든 장르의 미국 스트리밍과 라디오 에어플레이와 판매 데이터까지 결합해 반영한다. 특히 라디오 에어플레이 비중이 크다.

핫100 차트는 음원 사재기로 인한 오류를 줄이기 위해 음반 중복 구매기록은 제외하고, 1년 이상 차트에 머무른 곡들은 특정 순위를 유지하지 못하면 차트에서 방출하는 등 까다로운 규칙을 갖고 있다.

그동안 국내 K팝 가수들은 대부분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성과를 내왔다. 라디오 에어플레이 비중이 커야 한다는 점은 그만큼 현지에서 화제가 많이 되고, 찾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주류 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빌보드 '핫 100'은 아직 K팝 가수들에게 꿈의 차트다. 지금까지 빌보드 핫 100 10위권에 진입한 K팝 가수는 싸이와 방탄소년단(그룹, 개인 포함)이 유일했다.

K팝 걸그룹으로는 가장 글로벌한 팬층을 보유한 블랙핑크 마저 지난 2020년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한 '아이스크림'(13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다.

그동안 핫100 차트에 들어온 K팝 걸그룹으로는 블랙핑크 외에 원더걸스, 트와이스, 뉴진스, 피프티 피프티, 르세라핌, 아일릿이 있다. 블랙핑크를 제외하면 대부분 50위권 밖이다.

K팝 여성 솔로 가수 중에서 100위권 내에 든 것은 블랙핑크 멤버인 로제, 제니, 리사 그리고 '투애니원(2NE1)' 멤버 겸 솔로 가수 씨엘(CL)뿐이다.

빌보드에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가 글로벌 차트를 휩쓸었다는 기사가 게재됐다./사진=빌보드 사이트 캡처

로제가 이번에 아파트로 세운 기록은 핫100뿐만이 아니다. '빌보드 글로벌 200'과 '글로벌 200'(Excl. US)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로제가 양 차트 정상에 모두 오른 건 '온 더 그라운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두 차트 동시에 1위 곡을 2개 이상 낸 K팝 여성 솔로 역시 로제가 최초다.

빌보드는 같은 날 '펜트하우스 아파트'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로제와 브루노 마스 음원이 빌보드 글로벌 차트 1위로 데뷔했다고 알렸다.

빌보드와 더불어 세계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톱100 최신 차트(25~31일)에선 4위를 차지했다.

유튜브에서 로제의 아파트 공식 뮤직비디오는 현재 1억9000만뷰를 자랑하고 있어 조만간 2억뷰 돌파가 예상된다.

아파트 게임을 로제와 외국 모델들이 함께 하는 모습/사진=KBS 보도 캡처


이번 노래 '아파트'는 한국식 술자리 게임인 '아파트'에서 착안한 노래다. 여러 명이 손을 무작위로 얹고 숫자를 부르면, 그 층에 위치한 사람이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게임이다.

이 노래 인기에 K-술자리 게임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K팝에 이어 K컬처를 알리는데 로제가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앞서 독일의 한 클럽에서 로제 '아파트'가 나오자 외국인들이 정확한 발음으로 떼창을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입부 떼창을 유도하는 '아파트 아파트'에 듣기 좋으면서도 귀에 꽂히는 멜로디가 전 세계인의 귀를 사로잡았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도 아파트 챌린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지난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단순한 멜로디, 재미있는 춤 동작으로 챌린지와 떼창을 유발하면서 글로벌 인기를 누린 패턴과 유사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2위까지 올라간 바 있다. 핫100 차트에서 머문 기간은 31주다.

로제가 소맥을 마는 장면/사진=로제 유튜브 캡처


로제의 아파트가 싸이의 기록을 넘어서 핫100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던 2012년에는 빌보드 등 세계 무대가 K팝 황무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방탄소년단이 핫100 차트에서 '다이너마이트', '세비지 러브', '라이프 고우즈온'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로 6차례 1위를 차지한 바 있고, 정국(세븐), 지민(라이크 크레이지)의 솔로 앨범도 각각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K팝에 대한 세계의 인지도와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로제가 K팝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빌보드 1위를 달성할 지 관심이 커진다.

이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뮤직비디오에서 브루노 마스가 '건배'를 외치고, 로제가 '아파트'를 부른다"면서 "쇼츠, 릴스 등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에서 한국인의 대표 술 문화중 하나인 '소맥'(somaek)이 소개되고, 김치볶음밥 등도 화제를 얻는 등 K콘텐츠가 세계인들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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