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노조 “화물사업 매각 무효”..합병 승인 변수되나

28일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화물사업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
지난해 이사회서 대한항공측 인사 의결권 행사 부적절 주장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검토 중 EC에도 우려사항 전달 예정
매각시 아시아나 화물조종사 등 고용조건 보장 위한 움직임
대한항공 “고용 유지 최우선 협상..인위적 구조조정 없을 것”

(왼쪽부터) 권수정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위원장, 한예택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남준영 법무법인 인성 변호사.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에어인천에 대한 화물 사업 분리 매각을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노조는 해당 내용을 포함한 합병 관련 우려사항을 현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을 검토 중인 유럽집행위원회(EC)에도 제출한다는 계획이라서 9부 능선을 넘은 합병 절차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에 대한 이사회 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지난 28일 제출했다.

노조가 문제 삼은 것은 지난해 11월 2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로, 당시 이사회는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안을 가결 처리했다. 노조는 의사결정에 참여한 사외이사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의 의결권 행사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김앤장이 대한항공 측에 기업결합과 관련한 법률 자문을 제공해온 만큼 해당 법률사무소에 소속된 윤 고문이 대한항공에 유리한 결정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다.

화물 사업 매각은 대한항공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기업결합 최종 승인을 얻기 위해 마련한 시정조치안의 일부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을 분리 매각함으로써 EC가 제기한 ‘유럽 화물 노선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고자 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노조의 이날 움직임은 화물사업 매각에 따른 화물기 조종사 고용 조건 보장 등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에어인천 양사의 명문화된 합의서가 없는 것에 대한 항의로 풀이된다. 절차적 법률 문제를 제기해 합병 승인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결국 고용 보장 등에 대한 양사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와 일반노조는 대한항공이 산업은행에 제출한 양사 통합계획서(PMI)를 공개하라는 행정심판도 제기했다.

그간 노조는 관련 기관에 여러 차례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민간 기업의 사적 계약 자료이며 향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노조는 에어인천으로 고용 승계될 화물기 조종사, 정비직, 일반직 직원들의 승계 거부권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과 함께 EC에 관련 우려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러 차례 공언했던 것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에어인천으로 이전할 직원들을 위해 고용 및 근로조건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협상해온 바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사측은 노조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기업결합이 원활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