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 휴대전화 빌릴게요"…본인 계좌로 900만 원 보냈다

▲ A 씨(오른쪽)가 택시 내부에서 범행하는 모습

택시에 승차한 뒤 운전기사의 휴대전화를 빌려 자신의 계좌로 몰래 900만 원을 이체한 20대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등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지난 14일 구속 송치했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10일 오전 4시 성남시 중원구에서 택시에 승차한 뒤 운전기사인 70대 남성 B 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자신의 계좌로 900만 원을 이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A 씨는 B 씨의 택시에 탑승한 뒤 약 5시간에 걸쳐 서울 종로구, 경기 성남시, 인천 등지를 이동했습니다.

운행 과정에서 A 씨는 B 씨에게 "곧바로 갚을 테니 5천 원만 빌려달라"고 부탁해 돈을 이체받았는데, 이때 B 씨가 모바일 뱅킹 앱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고 접속 비밀번호를 외워뒀습니다.

이후 A 씨는 B 씨에게 재차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요청해 받아낸 뒤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의 계좌로 몰래 돈을 이체했습니다.

A 씨는 택시에서 하차한 이후에도 B 씨 계좌에 남아있던 돈을 추가로 편취하고자 그의 택시를 다시 불렀습니다.

B 씨는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조작하던 중 A 씨의 범행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긴급체포해 지난 12일 구속했습니다.

A 씨는 이전에도 무임승차를 한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 입건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 씨가 B 씨의 택시에 올라 타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중고 거래 앱을 이용한 사기 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입력할 때는 주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사진=경기 성남중원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