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손발시선'…이것만 알아도 뇌졸중 골든타임 잡는다

백영미 기자 2024. 10. 2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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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29일은 '세계 뇌졸중의 날'
고혈압·당뇨·흡연·음주·고지혈증 원인
주원인 동맥경화 30·40대부터 발견돼
[서울=뉴시스]뇌졸중은 증상이 악화할 때까지 별다른 신호를 보이지 않아 한 가지라도 이상하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평소 대한뇌졸중학회가 개발한 뇌졸중을 조기에 감별할 수 있는 식별법인 ‘이웃손발시선’ 을 숙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 하고 '웃'을 수 있는지 ▲두 '손'을 앞으로 뻗을 수 있는지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지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지 등을 확인해 안면 마비, 편측 마비, 발음 장애, 시력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그래픽= 서울아산병원 제공) 2024.10.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매년 10월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가 지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국내 사망 원인 4위인 뇌졸중은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아 생존하더라도 반신 마비, 언어 장애, 시야 장애, 심각한 경우 의식 장애 등 되돌리기 힘든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졸중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져서 뇌가 손상되는 ‘뇌출혈’로 나눠진다.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90%를 차지한다. 뇌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은 10% 정도 된다.

뇌졸중의 위험 요인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흡연, 과음, 만성질환이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이다. 동맥경화는 당뇨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으로 혈관 벽 내부에 지방성분과 염증세포가 쌓여 동맥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상태다.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빠르게 지나갈 수 없어 혈액 속 혈소판 등에 찌꺼기가 붙고 핏덩어리인 혈전이 생긴다"면서 "이 혈전이 떨어져서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오고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뇌손상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가속화되기 쉽다. 고혈압이 있으면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비교적 젊은 사람이어도 고혈압이 심하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심방세동(심방근이 동시에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상태), 판막증(판막이 열리고 닫히는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 등 심장질환도 뇌졸중의 심각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심장질환이 있으면 심장 안쪽 벽에 혈전이 생기기 쉬운데,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뇌혈관을 막을 수 있다.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 뇌졸중 발생률이 ▲50대 4배 ▲60대 2.6배 ▲70대 3.3배 ▲80대 4.5배로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뇌출혈의 약 4분의 3은 고혈압으로 뇌혈관의 약한 부분이 터지면서 발생한다. 뇌혈관이 장기간 고혈압에 노출되면 변화가 생기는데, 스트레스나 과로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혈압이 더 상승하면 혈관이 견디지 못하고 터질 수 있다. 당뇨,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더 흔히 발생할 수 있다.

뇌졸중은 55세 이후 발병률이 높아진다. 열 살이 증가할 때마다 뇌졸중 발생률은 약 2배씩 증가한다. 60세에 비해 70세는 약 2배, 80세는 약 4배 정도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젊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동맥경화증은 이미 30대, 40대부터 발견되기 시작한다.

김 교수는 "동맥경화는 혈관이 서서히 막히는데, 환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뇌졸중 전조 증상은 동맥의 직경이 정상보다 50% 이상 좁아지고 나서야 나타난다"면서 "실제로는 수 년 혹은 수십 년 전부터 원인질환이 심해져서 나타난 결과로, 만약 55세에 뇌졸중이 발병했으면 원인은 30대부터 진행된 동맥경화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의학의 발전으로 급성 뇌경색도 발병 직후 3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손상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골든타임이 지나 병원을 찾는다. 시간이 지연될수록 환자 상태는 악화돼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뇌졸중 환자를 미리 식별해 조기에 치료를 받게 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한쪽 팔다리를 갑자기 못쓰거나(반신마비), 감각이 둔해지거나(감각장애), 저리거나 시린 느낌(감각이상), 정신은 명료한데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남의 말을 이해 못하며(언어장애), 발음이 어둔해지거나(발음장애), 빙빙 돌고(어지럼증) 메스껍거나 토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잘 삼키지 못하거나, 한쪽 눈 또는 양쪽 눈이 갑자기 안보이거나(시력장애), 사물이 똑똑히 보이지 않고 두개로 겹쳐(복시) 보이기도 한다. 뇌출혈이 발생하면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며 의식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수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적·간헐적 두통의 경우 대부분 뇌졸중이 아닌 경우가 많으나 평소의 두통 강도와 양상이 달라졌을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증상이 악화할 때까지 별다른 신호를 보이지 않아 한 가지라도 이상하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평소 대한뇌졸중학회가 개발한 뇌졸중을 조기에 감별할 수 있는 식별법인 ‘이웃손발시선’ 을 숙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 하고 '웃'을 수 있는지 ▲두 '손'을 앞으로 뻗을 수 있는지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지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지 등을 확인해 안면 마비, 편측 마비, 발음 장애, 시력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김 교수는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인 동맥경화성 뇌경색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돼 있고, 뇌졸중 환자 대부분은 지속적인 언어장애, 기능 마비 등 많은 문제를 겪는다"면서 "생존한 3명 중 1명은 영원히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뇌졸중으로 기대수명이 4~5년 정도 짧아진다"면서 "반드시 금연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혈관 건강에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 뇌졸중 예방 수칙 8가지 ※

▲싱겁고 담백하게 식단 구성하기
▲담배는 미련 없이 끊기
▲술은 최대 두 잔까지만 마시기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기
▲주 3회 30분씩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스트레스는 바로 풀기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방치하지 않기
▲만성질환자라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주시하기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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