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포토카드로 1억 넘게 챙겼다…아이돌 팬 노린 40대 남성, 123만 장 밀수입

세관 포토카드 관련 통관 내역 추적…가족 통관번호까지 동원해 밀수입 적발
“국내 정식 제작 포토카드로 환산하면 12억 원에 달하는 규모 들여온 셈”

부산세관이 압수한 가짜 아이돌 포토카드. 부산본부세관 제공

부산=이승륜 기자

관세 당국이 저작권 없이 무단으로 제작된 아이돌 포토카드 123만 장을 국내에 들여와 1억 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취한 40대 남성을 검찰에 넘겼다.

부산본부세관은 관세법 및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A(40대)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유명 아이돌의 사진 저작권을 침해한 가짜 포토카드 123만 장을 밀수입해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가 국내에 들여온 가짜 카드의 규모는 정식 제작·유통된 카드 기준으로 약 12억 원에 달한다.

세관은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선물 가게 등에서 짝퉁 아이돌 포토카드가 대량 유통되는 점에 착안해 관련 통관 내역을 정밀 분석한 끝에 A 씨를 검거했으며, 밀수해 보관 중이던 짝퉁 포토카드 36만 장을 압수했다.

부산세관 직원이 압수한 아이돌 포토카드 내용물을 확인 중이다. 부산본부세관 제공

수사 결과 A 씨는 2022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만여 차례에 걸쳐 중국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가짜 포토카드 123만 장을 세트당(50장) 400~1000원에 구매한 뒤 몰래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 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가짜 카드를 세트당 1만 원대에 판매해 약 1억6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세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가족과 지인 등 18명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빌려 가짜 카드를 해외에서 구매한 후 국내로 들여온 사실도 확인됐다.

세관은 A 씨가 아이돌 앨범에 포함된 포토카드가 인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가짜 포토카드를 수입해 판매하면 큰 수익을 올릴 것으로 판단하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유명 아이돌 사진 저작권 침해 등 K-팝 아이돌 인기에 편승한 불법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앞으로 단속을 강화해 K-브랜드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세관이 압수한 아이돌 포토카드. 부산본부세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