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행동은 이제 마지막" KIA 동료들도 몰랐던 KS 2승 투수의 깜짝 세리머니

윤욱재 기자 2024. 10. 2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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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도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윤욱재 기자] KIA 동료들도 모르고 있었다. 모두가 깜짝 놀란 순간이었다.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렸던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KIA는 5-5 동점이던 6회초 좌완투수 곽도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곽도규는 앞서 연타석 홈런을 쳤던 르윈 디아즈를 상대로 시속 125km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 삼진 아웃을 수확했다. 이어 또 다른 홈런타자 김영웅을 상대로 시속 126km 커브로 헛스윙 삼진 아웃을 잡은 곽도규는 박병호를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1루에 내보냈지만 이재현에 시속 147km 투심 패스트볼을 투구, 3루수 땅볼 아웃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그런데 이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나왔다. 1이닝을 깔끔하게 막은 곽도규가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아주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친 것이다. 곽도규는 자신의 유니폼 단추를 풀어 안에 입고 있던 티셔츠를 공개했다. 티셔츠에는 다름 아닌 이의리의 이름과 등번호 48번이 새겨져 있었다. 지난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한 이의리에게 바치는 세리머니였다. 곽도규는 가슴 팍을 치면서 '우리는 이의리와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마침 KIA는 6회말 공격에서 김태군의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6-5 리드를 잡았고 결국 7-5로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대망의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KIA가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경기에서 곽도규는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만 무려 2승을 따낸 것이다.

곽도규는 이날 깜짝 세리머니를 펼친 것에 대해 "아무도 모르게 했다. 형들도 다 놀랐다"라면서 "사실 (이)의리 형은 가슴을 치는 세리머니만 부탁했다. 나머지는 스스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의리의 이름과 등번호를 마킹한 티셔츠를 따로 마련할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담당 직원 분께 훈련 끝나고 몰래 가서 마킹을 부탁드렸다"는 것이 곽도규의 말.

▲ 곽도규 ⓒ곽혜미 기자
▲ 곽도규 ⓒ곽혜미 기자

곽도규는 왜 이의리를 위한 세리머니를 계획했을까.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하는 의리 형과 함께하지 못해서 많이 속상했다"는 곽도규는 "하지만 가슴 속에 함께 하면서 내가 마운드에 섰을 때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모자를 옆으로 돌려쓰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던 곽도규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팬들에게 가장 많은 임팩트를 남긴 선수로 남았다. 그럼에도 곽도규는 "철없는 행동은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다. 욕 먹을 것도 예상했고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재밌는 장면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라면서 앞으로는 깜짝 퍼포먼스를 자중할 생각임을 전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0.00으로 맹활약한 곽도규는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나를 믿고 위험한 상황에 내보내주셨고 나도 그 믿음에 보답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면서 "내가 던진 경기에서 팀이 다 이겼고 또 내가 올라가고 나서 팀이 역전에 성공했다. 좋은 기운이 있었던 것 같다. (양)현종 선배님이 일찍 내려갔지만 우리는 현종 선배님이 던진 경기는 쉽게 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다. 우리가 할 일을 하면 된다는 서로의 믿음이 뭉쳐서 역전을 한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71경기에 등판해 55⅔이닝을 던져 4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6을 남기며 KIA 필승조의 일원이 된 곽도규는 "올해 던진 수천 개의 공이 계약서 뒤에 작은 '공(0)'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라는 재치 있는 한마디를 던져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곽도규의 올해 연봉은 3300만원. 당장 내년 연봉에 '공(0)' 하나가 더 붙을지는 알 수 없지만 올 시즌처럼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리그 정상급 불펜투수로 우뚝 서는 것은 물론 구단으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 곽도규 ⓒ곽혜미 기자
▲ 곽도규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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