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에 따라오는 배뇨장애, 줄기세포 치료 가능성 열려
서울아산병원 신동명 교수팀, 자체 개발한 치료제 기술 대량생산 공정 구축 나서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당뇨 환자들에게 흔한 저활동성 방광은 방광 근육이 잘 수축되지 않아 소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아직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많은 당뇨 환자들이 삶의 질 저하를 겪고 있는데 줄기세포 치료가 새로운 대안이 될 전망이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김승후 ·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 연구팀은 당뇨로 인한 저활동성 방광 동물모델에게 중간엽 줄기세포를 1회 투여한 결과 배뇨기능 장애가 유의미하게 개선됐으며 치료효과는 4주 이상 지속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난치성 질환인 저활동성 방광을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 및 중개의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당뇨 환자들은 감각 신경이 변화될 뿐 아니라 고혈당으로 인한 활성산소가 배뇨근의 수축력을 저하시켜 저활동성 방광이 생기기 쉽다. 주요 증상은 약한 소변 줄기, 배뇨 시작 지연, 잔뇨 등으로, 병이 진행될수록 환자들의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완전한 치료 방법이 없어 환자들은 스스로 소변줄을 요도에 삽입해 남은 소변을 배출하는 자가도뇨법을 시행해야 한다. 이는 통증이 클 뿐더러 하루에 4~6차례 반복해야 해 일상에 큰 지장이 생긴다. 요로 손상이나 감염과 같은 합병증 위험도 크다.
이에 연구팀은 당뇨 환자들이 겪는 저활동성 방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방광의 신경과 배뇨근을 재생시키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해 전임상 효능 평가를 실시했다.
먼저 스트렙토조토신(베타세포를 파괴하는 약물 · streptozotocin)을 쥐에게 저용량 투여해 당뇨를 유발함으로써 저활동성 방광 모델을 구축했다. 스트렙토조토신을 투여 받은 군에서는 배뇨 간격, 잔뇨량, 방광 용적이 현저히 증가하고 배뇨압은 감소하는 배뇨기능 장애가 확인됐다.
반면, 서울아산병원 세포치료센터와 공동 개발 중인 기능성 강화 중간엽 줄기세포(이하 PFO-MSC)를 1회 투여 받은 군에서는 배뇨기능 장애가 유의미하게 개선됐으며 방광 내 염증 반응과 배뇨근 손상도 호전됐다. 이러한 효과는 4주 이상 지속되어 장기적인 치료효과를 보였다.
특히 방광에 이식된 PFO-MSC는 배뇨근 내에서 근육 단백질(a-SMA)을 발현시켜 배뇨근 재생에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세포를 고순도로 분리해 단일세포분석을 진행한 결과 근육 전구 세포의 분자학적 특성이 관찰됐다.
이로써 연구팀은 당뇨로 인한 저활동성 방광 질환에서 PFO-MSC의 치료 기전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확보했다. 이번 PFO-MSC는 연구팀만의 최적의 저분자 화합물 배양 기술을 통해 개발됐다. 유전자 조작 없이 단일 공정으로 중간엽 줄기세포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생착률과 항산화능을 높인 치료제다.
신동명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PFO-MSC는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상용화 단계의 성체 줄기세포 치료제로서 줄기세포 기능 강화를 위한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주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그동안 저활동성 방광은 완치가 어려워 많은 당뇨 환자들이 배뇨 장애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겪어왔다. 줄기세포 치료가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세포치료센터와의 협력 연구를 통해 단일 공정 다기능성 줄기세포 치료제 기술을 자체 생산하는 것뿐 아니라 외부 시설에도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산업화 생산 시스템(대량 생산, 제조 공정, 품질 관리) 공정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SIT)과도 연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STEAM 연구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과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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