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 안되면 죽어야” 여친 살해 김레아 1심 무기징역에 불복…‘항소’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여자친구의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김레아. /수원지검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하고, 그의 어머니에게까지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레아(26)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레아의 법률대리인은 전날(28일) 수원지법에 항소장을 냈다. 지난 23일 1심 선고 후 5일 만이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4부(재판장 고권홍)는 김레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분리시켜 사회구성원의 생명을 보호함과 동시에 유족에게 사죄하도록 보는 게 마땅하다고 볼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는 검찰 구형량과 같은 것이다.

김레아는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 35분쯤 경기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인 A씨와 그의 어머니 B씨에게 과도를 휘둘러 A씨를 살해하고, B씨에게 전치 10주 이상의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기소됐다.

그는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김레아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당하고 있었다. 이에 A씨는 혼자 힘으로 김레아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어머니와 함께 그를 찾아갔다가 변을 당했다. 김레아는 이들에게 과도를 무차별로 휘두르며, “내 것이 아니면 죽어야 해”라고 소리친 것으로도 조사됐다.

1심 판결에 따르면, 김레아는 A씨에게 강하게 집착하는 경향을 보였다. A씨를 같은 대학에서 만난 김레아는 평소 A씨의 휴대전화를 수시로 확인하며 남자 관계를 의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평소 “이별하게 되면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A씨를 협박하기도 했다. 김레아는 A씨와 다투던 중 휴대전화를 던져 망가뜨리거나, 주먹으로 팔을 때려 큰 멍이 들게 하는 등 폭력적 성향을 보인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수원법원종합청사. /뉴스1

앞서 김레아 측은 과거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았으며, 범행 직전 소주와 두통약 등을 복용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또 B씨가 먼저 과도를 집어 들었고, 이를 빼앗아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주장들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형언할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느끼며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이고, 모친은 한순간 자녀를 잃게 됐으며, 자신의 딸이 죽어가는 과정을 볼 수밖에 없었던 피해와 분노, 고통을 감히 헤아리기 조차 어렵다”며 “피고인은 수차례 반성하고 있다고 했으나, 피해자 때문에 공격적 성향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한 것, (피해자)모친이 과도를 먼저 들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등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판시했다.

한편, 김레아는 이 범행 이전에도 수년간 사귀던 다른 여자친구가 클럽에 간다는 사실 및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이유 등으로 화가 난다며 폭행하고, 휴대전화를 부숴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는 또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도 협박해 입건됐지만, 여자친구와 합의해 협박과 폭행 혐의에 대해선 불송치 처분을 받았고,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선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