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감지 시스템 점검·현장 관리관 파견… ‘안전 핼러윈’ 총력전
CCTV 활용 ‘위험징후’ 알림
비상벨 누르면 인파 해산방송
성수역 앞 다중인파지도 설치
이상민 장관, 현장 점검 나서
이태원 등 12곳 관리관 파견
교통관리·비상대응체계 강화
“현재 건대 맛의거리 인구밀집도는 경계 단계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습니다. 좁은 골목으로 진입하지 마시고 차량 통행에 주의해 현 지역을 벗어나 우회해 이동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능형 CCTV 폴대에 설치된 긴급 신고용 비상벨을 누르자, ‘주의-경계-심각’ 3단계로 구분된 인파밀집 위험단계 중 경계 단계를 가정한 경고 인파 해산방송이 울려 퍼졌다.
이 장관이 비상벨에 “현재 인파관리 현장 점검 중”이라고 하자 광진구 CCTV 통합관제센터 직원은 “보행 원활하고 밀집도 낮은 상황이며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관제 중”이라면서 “상황 발생 시 소방·경찰과 연계해 신속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하루 유동인구만 8만 명, 1960개 점포가 몰려있는 건대 맛의거리는 서울의 대표적인 인파 밀집 지역이다. 지난해 핼러윈 데이 때는 하루에 2만9000명이 이곳에 모였다. 이날 이 장관은 현장에서 보행로 폭이 좁아 병목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지도 점검했다.
31일인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이 장관이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와 성동구 성수동 카페거리를 방문해 인파관리 대책을 점검하는 등 행안부가 핼러윈 기간 만일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이 장관은 광진구 CCTV 통합관제센터를 방문, 지능형 CCTV를 활용해 위험 징후를 사전에 알리는 인파감지 시스템 등을 점검하며 위험 상황 발생 시 대응체계를 들여다봤다. 센터에는 광진구의 여러 구역을 비추는 화면들이 있는데, 사람과 차량을 자동으로 구분·인식해 관리하는 중이다. 센터 관계자는 “이런 지능형 CCTV가 광진구 내 4600여 개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동 카페거리로 이동한 이 장관은 성동구 현장상황실에서 이 지역 경찰과 소방 관계자에게 인파 안전관리 대책을 보고받았다. 거리를 둘러보며 보행을 방해하는 위험요소가 있는지도 살폈다. 성수역 4번 출구에서는 실시간 인파 밀집도를 확인할 수 있는 다중인파지도를 직접 확인했다. 이 장관이 지도에서 역 인근의 한 거리를 누르자 화면에서 인파 밀집도가 ‘원활하다’고 표출됐다. 이어 성수역을 찾아 역내 안전관리 현황을 확인한 이 장관은 성수역장에게 “지하철 승하차 인원이 집중될 경우 지하철 증차, 무정차 통과 등 교통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횡단보도와 인접해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컸던 3번 출구에 대한 개선사항을 점검했으며, 지난 7월 많은 인파가 몰려 공연이 중단됐던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 공연장도 방문해 안전관리 대책을 확인했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를 ‘핼러윈 대비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해 이태원과 홍대 등 인파 밀집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12개 지역에 행안부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했다. 현장상황관리관은 안전관리 요원 배치와 교통관리대책, 응급환자 이송 등 비상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현장 상황을 관리할 예정이다.
한편 행안부는 지난 23일 이 장관 주재로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및 기후위기 재난대응 혁신방안’ 제24차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12월부터 통신사 기지국 정보를 활용해 인파 밀집 위험수준을 관리하는 인파관리지원시스템을 구축,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울 세계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현장 인파관리에 인파관리지원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행안부 직원을 파견해 현장 기술지원을 제공했다”며 “내년부터 인파관리시스템에 교통카드와 와이파이 이용 정보를 추가해 정밀하게 인파 밀집도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인파사고 안전관리의 제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지난 1월 ‘다중운집인파사고’를 사회재난 유형에 포함해 안전관리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주최자 없는 축제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에 안전관리 의무를 부여했고, 지난 9월에는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개정·배포했다. 긴급신고기관 공동대응 체계도 구축했다. 지난해부터 소방·경찰 등 긴급신고기관 간 공동대응 시 현장 확인을 의무화하고, 타 기관 출동 정보를 현장대원 등에게 문자로 제공하는 중이다. 이 장관은 “핼러윈 데이를 맞아 주요 번화가에 인파밀집이 예상되는 만큼,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안전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비상근무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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