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도 고통스러운 청춘, 그 성장의 이야기…영화 '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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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소설 제목처럼 사람들은 '청춘은 아름다워'라며 예찬하듯 말하지만, 누구나 청춘을 돌이켜보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모든 고통을 온전히 겪으면서 사람은 성장하고, 청춘은 지나간다.
조선호 감독의 신작 '청설'은 얼핏 보면 순진무구한 청춘의 사랑 이야기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성장 이야기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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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헤르만 헤세의 소설 제목처럼 사람들은 '청춘은 아름다워'라며 예찬하듯 말하지만, 누구나 청춘을 돌이켜보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찌 보면 청춘은 고통과 방황, 불안으로 가득한 시절이다. 미래를 향한 꿈은 있는데 눈앞에 짙은 안개가 깔린 듯해 어디로 발을 내디딜지 알 수 없고, 세상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한다.
그 모든 고통을 온전히 겪으면서 사람은 성장하고, 청춘은 지나간다.
조선호 감독의 신작 '청설'은 얼핏 보면 순진무구한 청춘의 사랑 이야기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성장 이야기로 다가온다.
대학을 졸업하고 무슨 일을 할지 몰라 고민하는 스물여섯 살 용준(홍경 분)이 부모님 식당에서 배달 일을 하다가 수영장에서 동갑내기 여름(노윤서)과 마주쳐 첫눈에 반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름은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수영선수인 동생 가을(김민주)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한다. 자매가 수어로만 소통하는 것을 본 용준은 이들이 청각장애인이라는 걸 눈치채고 대학 시절 익힌 수어 실력으로 다가간다.
극의 중심인물인 용준과 여름, 가을이 수어로 대화하면서 마치 무성영화처럼 말 대신 손짓과 몸짓, 그리고 표정으로 마음을 드러내는 장면이 이어진다. 관객은 자막으로 이들의 수어가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목소리의 공백을 음악이 채운다. 세 사람이 따뜻한 마음을 수어로 주고받을 때 잔잔한 음악이 흐르면서 감성으로 충만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20대의 젊음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인 여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영상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청춘 로맨스로 흘러가던 이야기는 불행한 사건을 계기로 용준과 여름, 가을의 갈등으로 치달으면서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이 물음을 회피하지 않고 자기를 깨뜨리면서 성장해가는 세 사람의 모습은 감동을 준다.
'청설'은 2010년 국내 개봉한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야기의 큰 틀은 원작을 따랐지만, 캐릭터의 성격이 눈에 띄게 다른 데다 원작과 같은 장면도 거의 없어 새로운 느낌이 강하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문제를 원작보다 좀 더 선명하게 부각한 것도 특징이다.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이 영화는 품고 있다.
극 중 인물처럼 아직 20대인 홍경, 노윤서, 김민주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마음속 깊은 곳의 사랑과 고민, 갈등을 표현하는 이들의 수어 연기는 강한 호소력을 발휘한다.
스릴러 '하루'(2017)로 데뷔한 조 감독은 7년 만에 두 번째 작품인 '청설'을 내놨다. 이 영화는 이달 초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조 감독은 지난 28일 '청설' 시사회에서 "대만 원작에 담긴 순수한 사랑의 감성을 최대한 가져오면서도 나만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국적 정서에 맞게 녹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11월 6일 개봉. 108분. 전체 관람가.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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