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외교로 위상 높인 수의사들…'또' 오고 싶은 한국 만들었다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2024. 10. 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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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A 2024 성료…대전시·유한양행도 한국 알려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25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파바 2024'에서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이 김영찬 서울우유 파주진료소 원장에게 특별상을 수여하고 있다(헤퍼코리아 제공). ⓒ 뉴스1

"다른 나라 박람회도 여러 차례 가봤지만 한국이 인구 등 규모에 비해 굉장히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오고 싶습니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DCC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수의사회 총회(파바, FAVA Congress 2024)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행사를 지켜본 제프리 첸(Geoffery Chen) 전 상해소동물수의사회장은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이번 행사를 통해 수의사들이 한국의 위상을 올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5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파바 2024'에서 정인성 조직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한국전쟁 때 원조 받던 한국, 원조하는 나라로

29일 FAVA 2024 조직위원회(위원장 정인성)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중국, 독일, 일본 등 32개국에서 3773명이 참가했다. 이 중 외국인 참가자는 1282명으로 집계됐다. 1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국제 행사 참가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2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린 FAVA는 시작부터 적잖은 감동을 안겼다. 개막식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소 임상 수의사인 김영찬 서울우유 파주우유진료소 원장이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감동적인 영상이 함께 등장한 것.

김영찬 원장은 2022년 국제개발 비영리기관 헤퍼코리아가 네팔로 젖소 101마리를 원조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젖소들은 그 사이 75마리의 새끼 송아지들을 낳았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원조를 받던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단시간에 성장해 지금은 반대로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됐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행사 기간 대부분 강의는 영어로 진행됐다. 수의사와 수의대생들이 외국인들과 영어로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25일 '파바 2024'가 열린 대전컨벤션센터에 설치된 다과 체험 부스. ⓒ 뉴스1

대전시에서는 한복과 다과 체험 부스를 마련해 외국인들에게 선보였다. 만찬장에서는 풍물놀이와 국악 공연으로 한국의 미를 알렸다.

아시아태평양소동물수의사회(FASAVA, 파사바) 회장을 지낸 강종일 원장은 대규모 국제 수의학술대회를 치러본 경험을 회상했다.

강종일 원장은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세계소동물수의사대회(WSAVA)에서 한복을 입고 2011년 세계소동물수의사대회와 아시아소동물수의사회 총회를 제주도에서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그는 "한복을 입고 발표를 했더니 외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제주에서 행사를 할 때 73개국에서 5300여 명이 왔는데 절반이 외국인이었다. 이번 행사를 보면 그 때 생각이 나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25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파바 2024'에서 풍물놀이가 펼쳐졌다. ⓒ 뉴스1

다양한 체험 부스서 소동물·대동물 제품 선보여

국내외 참가자들은 기업 부스를 둘러보며 다양한 제품을 체험했다. FAVA에서는 소동물(반려동물) 뿐 아니라 대동물(농장동물) 관련 약품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한국조에티스, 한국엘랑코동물약품,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코미팜, 한수약품에서는 동물용의약품을 소개했다.

로얄캐닌과 우리와주식회사는 동물병원 전용 사료를 알렸다. 그린벳에서는 동물진단검사 서비스를, SK텔레콤은 AI(인공지능) 기반 진단 서비스 엑스칼리버를 선보였다.

한미에서는 초음파 의료장비를, 두리메디칼에서는 의료소모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다른 학술대회에서 볼 수 없던 부스도 주목 받았다. CJ제일제당과 대만 등 해외에서 들어온 부스도 보였다.

한국엘랑코동물약품은 '파바 2024'가 열린 대전컨벤션센터 부스에서 제품을 선보였다. ⓒ 뉴스1

국내에서 대규모 국제 행사가 열린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업체도 있었다.

수의학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베터플릭스(쓰리디메디비젼) 김기진 대표는 "많은 외국인들이 부스를 방문해 관심을 보였다"며 "국내 시장은 한정돼 있으니 이런 행사처럼 해외 무대 진출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던 데는 유한양행의 지원도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한양행은 국제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폭적인 후원을 했다. 관절 주사제 애니콘주와 동물병원 전용 사료 와이즈벳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김성수 유한양행 전무가 26일 정인성 파바 조직위원장(왼쪽)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 뉴스1

아시아태평양수의사회 신임 회장인 허주형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아시아를 광견병 청정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허 회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동물 전염병과 인수공통전염병의 시작점이 더 이상 아니라는 신념을 갖고 각국 수의사회와 협조할 것"이라며 "FAVA 회원국 각국의 추천을 통해 아시아 광견병 청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들이 2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한편 이번 행사는 미국수의내과전문의 Chen Gilor 플로리다주립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미국수의내과전문의 Sally Denotta 플로리다주립대학교 교수 등 전 세계 유명 수의사들이 초청됐다.

강의 주제는 항생제 내성을 비롯해 영상진단의학, 인수공통감염병 및 원헬스 등 24개 세션에서 78명 강사가 강의에 나섰다.

아시아수의과대학협회 세션, 한국임상수의학회 세션, 동물보건 세션별 강의도 참석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이번 행사에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정희 농림축산검역본부장, 이장우 대전시장,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John de JONG 세계수의사회장 등이 참석해 성공 개최를 축하했다.[해피펫]

미국수의내과전문의 Chen Gilor 플로리다주립대학교 교수가 2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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